8년 만에 왕관을 물려받았다...김길리, '여제' 최민정 제치며 본격 '새 시대 개막'[밀라노 결산]
by 이현석 기자
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대한민국 선수단 해단식이 열렸다. 밀라노 동계올림픽 MVP 차지한 김길리. 밀라노(이탈리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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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밀라노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전. 금메달 수상하는 김길리. 밀라노(이탈리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2.21/
[밀라노(이탈리아)=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왕관을 물려받았다. 새로운 한국 쇼트트랙 에이스의 등장, '람보르길리' 김길리(22·성남시청)는 '금빛 질주'로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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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륜기 앞에 서기까지 환희와 슬픔이 공존했던 여정이었다. 서현고 시절부터 주니어 대회를 휩쓸고 성인 무대에 등장한 유망주였다. 성인 무대에서도 기량이 남달랐다. 2023~202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종합 랭킹 1위를 차지해 '크리스털 글로브'를 차지했다. 최정상의 자리를 상징하는 '1번 헬멧'을 쓰고 2024~2025시즌 세계를 누볐다. 질주 앞에 시련이 찾아왔다. 지난해 2월 하얼빈아시안게임에서 시니어 무대 데뷔 후 가장 큰 아쉬움을 삼켰다. 김길리는 여자 3000m 계주 결선에서 궁리(중국)와 충돌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눈물로 대회를 마감했다.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밀라노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전. 힘차게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김길리, 최민정. 밀라노(이탈리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2.21/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밀라노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전. 태극기 들고 금메달 세리머니 펼치는 김길리, 최민정. 밀라노(이탈리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2.21/
생애 첫 올림픽. '최민정을 뒤이을 기대주'라는 수식어는 증명이 필요했다. 세계의 벽은 험난했다. 혼성계주에서 코린 스토다드(미국)와 충돌하며 아찔한 순간을 맞이했다. 다행스럽게도 부상은 없었지만, 첫 금메달 도전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체감했다. 포기는 없었다. 스스로의 기량을 믿고 레이스에 임했다. 개인전 1000m 동메달로 기세를 올렸고, 여자 3000m 계주에서 마지막 주자로 팀에 금메달을 안기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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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목 1500m 결선, '우상' 최민정과 나란히 섰다. 레이스 막판까지 선두 아래에서 자리를 지킨 두 선수는 3바퀴를 남기고 동시에 1위로 달리던 스토다드를 제치며 선두권으로 도약했다. 최민정이 아웃코스, 김길리가 인코스를 파고들었다. 탄성을 자아내는 명장면이었다. 순식간에 금메달은 두 선수의 양강 구도로 바뀌었다.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밀라노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전. 금메달 김길리, 은메달 최민정. 결승선 통과 후 김길리 축하해주는 최민정. 밀라노(이탈리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2.21/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밀라노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전. 금메달 수상하는 김길리. 밀라노(이탈리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2.21/
두 바퀴를 남긴 시점, 김길리는 최민정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고, 마지막까지 1위 자리를 지키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길리는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던 레이스였다. 꿈꿔왔던 무대에서 이렇게 금메달을 땄다는 것이 안 믿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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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에이스 김길리의 등장은 한국 쇼트트랙을 짊어지던 최민정이 올림픽에 마지막을 고했기에 의미가 더 깊다. 완벽한 세대교체의 신호탄이었다. 최민정을 제칠 정도의 에이스가 등장했다는 점도 쇼트트랙 미래에 기대감을 품게 한다. 이미 성과로서 증명됐다. 첫 번째 출전한 올림픽에서 메달을 3개 이상 따낸 선수는 2014년 소치 대회의 심석희(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 이후 12년 만이다. 전이경, 최민정 등 엄청난 선배들도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3개의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다. '김길리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밀라노 질주였다. 밀라노(이탈리아)=이현석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