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보기드문 토종 거포, 그것도 서른이 채 되지 않은 나이에 FA가 됐다. '돈방석'에 앉는 이유가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한팀에서 뭉쳤다. 한화 이글스가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재구축을 위해 400억이 넘는 돈을 아낌없이 투자했다.
한화는 23일 노시환과 계약기간 11년, 총액 307억원에 비FA 연장계약을 맺었다. 앞서 강백호(4년 100억원)의 FA 영입에 이은 광폭 행보다.
역사에 남을 기념비적인 계약이다. 연간 금액은 약 28억원으로 언뜻 보기엔 저렴하다.
하지만 11년이란 계약기간은 상상을 초월하는 신뢰의 표시이자 서로를 위한 안정감이다. 한화로선 그 귀하다는 토종 우타 홈런왕에게 사실상의 종신 계약을 안긴 모양새. 노시환은 단 한번의 계약을 통해 최정(302억원)과 양의지(277억원)의 FA 총액도, 양의지(152억원) 김광현(151억원) 이대호(150억원) 등의 단일 계약 총액도 모두 뛰어넘었다. FA에 대비한 올해 연봉 10억원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12년 317억원의 매머드 계약이다.
올겨울 한화의 투자는 노시환만이 아니다. 앞서 4년 100억원에 강백호를 FA 영입했기 때문. 향후 4년, 12년간의 계약이라지만, 토종 클린업타자 2명에게만 407억원을 쓴 셈이다.
투자할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2000년생 노시환과 1999년생 강백호는 현 리그를 대표하는 좌우 토종 거포다. 무엇보다 일찌감치 리그에 데뷔, 경력을 쌓은 결과 20대 중반에 FA 시즌을 맞이했다. 자신의 가치가 최고를 찍는 시점에 도장을 찍을 수 있는 것도 행운이자 능력이다.
서른이 되기전 200홈런을 넘긴 선수는 KBO리그 역사상 단 6명 뿐이다. '규격 외' 이승엽(324개)을 비롯해 심정수(265개) 장종훈(228개) 이대호 최정(225개) 박병호(210개)다. 모두 한국 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거포들이다.
세자릿수를 넘긴 선수도 4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그중 각각 27세, 26세 시즌에 임하는 강백호(136개)와 노시환(124개)이 있다. 현 리그에서 20대 타자 중 100홈런 이상을 넘긴 선수는 이들 두 명밖에 없다.
그런데 2026시즌, 강백호와 노시환이 한 팀에서 뭉치게 된 것. 응원하는 팀을 떠나 야구팬이라면 두근두근 가슴이 뛸 상상이 현실이 됐다.
두 선수 모두 계약 과정에서 '메이저리그'가 언급된 점도 눈에 띈다. 강백호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다 마지막 순간 샐러리캡을 비운 한화의 전력 러브콜에 응답했다. 노시환은 공식적인 FA가 되는 2026시즌 후 메이저리그 도전이 가능하다는 조건부 연장 계약이다. 어쩌면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 송성문으로 이어지는 한국 타자의 메이저리그 진출 러시가 아니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금액일 수도 있다.
한화의 투자 기조는 '쓸땐 확실히 쓴다'는 것. 앞서 안치홍 엄상백 심우준 등의 투자가 성공적이진 못했지만, 어찌됐든 팀은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냈다. 또다른 투자인 김경문 감독과 베테랑 코치진의 영입 덕분일수도 있고, 고액 FA 영입을 통해 팀내 분위기가 바뀐 덕분일 수도 있다.
분명한 건 팀 성적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한화는 지난해 오랜 패배의 흐름을 끝내고 성공을 이뤄냈고, 올해는 한계단 더 올라서는 성공을 꿈꾸고 있다. 그 선봉에 핵타선의 부활을 이끌 좌우 쌍포가 있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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