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6일 전, 역전 홈런을 허용하고 고개를 숙였던 청년은 더 이상 마운드에 없었다.
빅리그 최고 슬러거 오타니 쇼헤이와 애런 저지를 상대하는 큰 꿈을 꾸는 대표팀 파이어볼러. 정우주가 돌아왔다. 잠시 주춤했던 그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완벽 부활을 알렸다.
정우주는 26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평가전에 선발 소형준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 3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투를 선보였다. 3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수 36구 중 직구 22개, 커브와 슬라이더를 각각 7개씩 섞어 타이밍을 빼앗았다. 최고 구속은 151km.
지난 20일 삼성전에서 양우현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허용하며 자존심을 구겼던 그는 "홈런 때문이라기보다 전체적인 내용이 안 좋아서 심기일전했다"며 "오늘 류지혁 선수를 삼진 잡을 때 던진 마지막 바깥쪽 직구가 오늘 피칭 중 가장 좋았다"고 전했다. 16년 선배 포수 박동원의 변화구 사인을 거절하고 자신의 직구를 믿고 뿌린 배짱이 만든 결과였다.
이번 캠프에서 정우주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변화구 완성도'다.
평소 동경하던 대선배 류현진과 캠프에서 친해지며 얻은 조언들이 자양분이 됐다.
그는 "작년보다 변화구 밸런스가 훨씬 좋아졌다. 커브와 슬라이더의 일정함을 잡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며 "류현진 선배님이 제 고민을 들어주시고 조언해 주신 부분이 큰 도움이 됐다. 이제는 커브의 일정함이 생겨 타자들이 속기 시작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대표팀 류지현 감독은 정우주를 선발 뒤를 받치는 '플러스 원'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 그는 "65구 정도 던지는 스태미너는 시즌 때 해왔던 것이라 부담 없다"며 "3월 5일 대회 시작에 맞춰 컨디션을 100%로 끌어올리겠다"고 자신했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대회, 긴장보다는 설렘이 크다는 이 청년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해 있다.
"일본의 오타니 선수, 혹은 본선에서 미국을 만난다면 애런 저지 선수 같은 정상급 타자들을 상대로 피칭하는 상상을 합니다. 도쿄돔의 많은 관중 속에서 더 몰입이 잘 되는 만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도쿄돔의 좋은 기억을 품고 야구인생의 큰 도약을 준비중인 정우주. 변화구 날개까지 단 그의 강속구가 세계 최고의 타자들을 향해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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