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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기업은 거시적 산업 관점의 정제된 용어를 쏟아내지만 정작 AI를 매일 마주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자신들만의 신조어와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통해 전혀 다른 AI 인식 지형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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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게임·창작자 비중이 높은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AI 관련 신조어가 은어를 넘어 일상어처럼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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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AI 산출물을 부르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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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신조어에는 단순한 기술 지칭을 넘어 대중의 복합적인 시선이 녹아있다. 원하는 결과물을 얻으려 끝없이 명령어를 수정하는 고된 과정을 빗댄 '프롬프트 노가다'가 대표적이다. "프롬프트 한 줄 뽑으려고 몇 시간을 갈아 넣는다"는 푸념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게시판을 채운다.
◇ 밈으로 드러난 세대·집단별 AI 수용도 '온도차'
이 같은 언어 습관은 세대와 직군별 AI 수용도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10~20대와 게이머, 2차 창작자 등이 모인 공간에선 AI를 향한 거부감과 희화화가 짙다.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그림을 뚝딱 뽑아내는 행위를 비꼬는 '딸깍충'이 단적인 예다. 이들에게 AI는 기존 창작 생태계를 파괴하는 불청객이다. 딥페이크 악용, 저작권 표절 등 윤리적 문제와 플랫폼의 방관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층이기도 하다.
반면 30~40대 직장인과 개발자가 주축인 커뮤니티는 철저히 실용주의적이다.
이들에게 '프롬프트 노가다'는 야근을 줄여줄 새로운 노동 기술이다. 게시판에는 보고서 초안 작성, 코드 오류 수정 요령과 함께 거짓 정보(할루시네이션)를 피하는 프롬프트 작성 '꿀팁'이 활발히 공유된다.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조사 결과, 응답자 과반이 AI의 유용성을 인정하면서도 일자리 감소와 사생활 침해를 동시에 우려했다.
경제활동 인구 사이에서 '업무 효율화 도구'와 '내 밥그릇을 위협할 요인'이라는 두 가지 감정이 팽팽히 맞서는 셈이다.
◇ '초거대 AI' 외치는 정부…대중과는 '동상이몽'
문제는 정부와 기업의 AI 소통 방식이 대중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최근 출범한 '국가인공지능위원회'나 정부 정책 보고서는 '초거대 AI', 'AI G3 도약', '혁신 생태계' 등 공급자 중심의 거대 담론을 주로 담고 있다. 플랫폼 기업들의 광고 역시 국가경쟁력과 장밋빛 미래만 부각하기 바쁘다.
정부와 기관이 개인정보보호,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내놓고는 있지만 현장 체감도는 비교적 낮은 편이다. 당장 'AI짤' 저작권 분쟁이나 프롬프트 입력 중에 발생할 수 있는 기업 기밀·개인정보 유출을 현실적 위협으로 느끼는 대중의 위기감과는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언어의 괴리가 정책 효능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AI 업계 관계자는 "프롬프트에 어떤 개인정보를 넣으면 안 되는지 AI 생성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써도 되는지 등 생활 밀착형 실전 매뉴얼이 시급하다"며 "모델을 제공하는 빅테크와 플랫폼 기업도 무분별한 데이터 학습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필터링 기술 적용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정책 언어 vs 대중 언어…'번역'이 필요한 시대
결국 AI 시대에 정책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적극적인 공감'이라고 할 수 있다.
정책 엘리트의 거시 담론과 대중이 피부로 체감하는 일상의 밈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문서가 '초거대 AI 경쟁력 강화'를 부르짖을 때 커뮤니티는 '프롬프트 노가다'의 고단함을 이야기한다. 이 간극을 방치하면 정책에 대한 신뢰와 자발적 준수 의지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AI짤', '딸깍충'은 단순한 인터넷 장난이 아니다. AI를 둘러싼 기대와 피로, 불안이 응축된 이 시대의 비공식 여론으로 볼 수 있다.
정부와 플랫폼 기업이 AI와 관련해 거창한 구호보다는 대중 그대로의 언어를 정책 설계와 규제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시점이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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