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팬들의 사랑도 움직이는 거야.'
한국농구연맹(KBL) 리그가 A매치(농구 월드컵 아시아예선) 휴식기를 끝내고 다시 기지개를 켠다.
오는 5일부터 재개되는 2025~2026시즌은 정규리그 11~12경기를 남겨 두고 막판 순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장외 관전 포인트로 순위 경쟁 못지않게 뜨거운 게 있다. 인기 선수들의 팬심 사로잡기 경쟁이다. 이른바 '춘추전국시대'다.
그들만의 인기 경쟁이 혼전 국면을 맞고 있다는 관측에 단초를 제공한 것은 KBL이 3일 발표한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올스타 선수 유니폼 경매 결과다.
KBL 발표에 따르면 올시즌 경매에서 최고가 낙찰을 기록한 이는 허훈(31·KCC)이었다. 낙찰가는 171만원, 친형 허웅(33·KCC)의 151만4000원을 여유 있게 제쳤다.
흔히 자선 경매에서 낙찰가는 해당 스타에 대한 애정, 인기의 척도로 간주된다. 허훈은 지난해에도 158만원의 최고 낙찰가를 기록한 바 있어 2년 연속으로 '소장하고 싶은 유니폼 최고 인기 선수'의 위상을 자랑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눈길을 끈다. 이번 경매 이벤트에서 현존 최고스타로 꼽히는 유기상(22·LG)은 '베스트5'에도 들지 못했다. 삼성 이관희와 LG 양준석이 각각 100만원으로 공동 3위에 올랐고, 유기상은 80만원으로 소노 이정현(80만6000원)에 이은 6위에 그쳤다.
다소 의외의 결과다. 유기상은 지난해 12월 발표된 2025~2026시즌 올스타전 선발 투표에서 1위를 기록하며 새로운 최고스타 반열에 올랐던 '인기남'이다. 이번 시즌 올스타전 투표의 경우 팬 투표 6만1716표로 1위, 선수단 투표 61표로 2위를 기록하며 합산(팬 투표 70%, 선수단 투표 30%) 환산 점수 48.36점으로 이정현(47.54점)을 따돌린 바 있다.
당시 투표 결과가 발표됐을 때만 해도 유기상은 합산 48.44점으로 LG 구단 최초 올스타 투표 1위에 올랐던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팬심을 사로잡았던 터라 '허훈-허웅 천하'의 퇴장을 알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스타 투표에서 유기상의 약진은 새로운 관심사로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역대 올스타 투표 결과를 보면 '오빠부대 원조' 이상민 KCC 감독이 2001~2002시즌부터 2009~2010시즌까지 무려 9시즌 연속 1위라는 미증유의 기록을 세운 이후 다년 연속 1위는 흔하지 않았다.
양동근 현대모비스 감독과 허웅 허훈에 이어 유기상이 이번에 연속 1위 선수가 됐다. 양 감독과 허훈은 유기상과 마찬가지로 2년 연속이 최고 기록이었다. 이에 비해 허웅은 2015~2017년 2년 연속에 이어 2021~2024년 3년 연속 1위에 오르며 '이상민 시대' 이후 최고 인기남으로 추앙받은 바 있다.
하지만 허웅의 연속 행진은 계속되지 못했고, 바통을 넘겨받아 최고 인기 연승 행진을 하는 이가 유기상이다. 이런 기세라면 올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바라보는 팀 성적까지 맞물려 인기 가도가 가속화될 것이란 예측은 무리는 아니었다.
한데, 유니폼 경매에서는 정작 현존 최고 인기스타가 착용했던 유니폼은 저평가를 받았다. 그것도 인기투표 경쟁자인 허훈-허웅 형제에 비해 큰 가격차로 밀려나면서 그들만의 경쟁에 혼전을 거듭하게 됐다. 이번 시즌 올스타 투표에서 허훈은 6위, 허웅은 8위에 그쳤던 터라 유니폼 경매 역전은 더욱 흥미롭다.
농구계 관계자는 "선수 인기도는 팀 성적과 비례하는 경향이 강하다. 현재는 유기상이 유리하지만 이정현과 허씨 형제가 언제 역전할지 모른다"라고 관전평을 내놨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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