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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납 노출 은폐 의혹 'DN오토모티브'…사측은 "법적 기준 준수"

by 김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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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오토모티브 생산직 근로자의 안전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울산지부(DN오토모티브지회)와 일터안전교육지원센터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DN오토모티브 생산직 근로자의 특수건강진단 결과, 혈액 속 납이 다량으로 집단 검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DN오토모티브가 건강검진을 조작했다는 의혹도 제기하는 등 고용노동부에 진상규명과 즉각적인 작업 중지 명령도 촉구했다. DN오토모티브는 자동차·선박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곳으로 2024년 기준 매출 1조 1000억원, 영업이익 3400억원, 당기순이익 2800억을 기록한 중견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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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속노조와 DN오토모티브 등에 따르면 DN오토모티브지회는 성명서를 통해 DN오토모티브의 생산직 근로자가 중금속 오염에 노출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근로자 안전을 위해 DN오토모티브의 작업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DN오토모티브지회의 성명서를 보면 울산공장 근로자 350여 명 중 115명의 동의를 받아 2023~2025년 특수건강검진표를 분석한 결과, 53명이 'R78.7'(혈액 내 이상 수치의 중금속 질병코드) 소견을 받았다. 조사 대상자 중 86%(99명)는 혈중 납 농도가 10㎍/㎗를 초과했다. 2024년 말 환경부가 발표한 국내 성인 평균 혈중 납 농도(1.44㎍/㎗)의 약 7배 수준에 달한다. 2023년 진단 결과엔 3명의 노동자가 각 30.9㎍/㎗, 31.9㎍/㎗, 30.4㎍/㎗ 납 혈중농도가 검출돼 사후관리 대상으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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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업안전보건법상 직업병 유소견자 기준은 40㎍/㎗다. DN오토모티브 생산직 근로자 중 혈중 납 농도가 40㎍/㎗를 초과한 인원은 없다. 다만 해당 기준이 국제 기준에 비하면 지나치게 느슨하다는 게 DN오토모티브지회의 주장이다. DN오토모티브지회는 "납은 인체에 매우 유해한 중금속으로 혈중 10μg/dL 미만의 낮은 농도에서도 만성적인 신장 손상, 심혈관계 질환(고혈압),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난다는 최근 연구 결과가 있다"며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소(NIOSH), 산업안전보건청은(OSHA) 노동자들의 혈중 납 농도를 10㎍/㎗ 이하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DN오토모티브지회는 DN오토모티브가 특수건강검진 결과를 왜곡하기 위해 사전에 혈중 중금속을 강제로 배출시키는 주사를 처방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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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오토모티브의 울산 1, 2공장은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으로 산업안전보건법상 '관리대상 유해 물질'로 분류된 황산·납·안티몬 등을 취급하고 있으며, 최소 1년에 한 번 특수건강진단을 받아야 한다. 특수건강진단은 회사가 지정 병원을 통해 진행하고, 건강진단 결과표는 30일 이내 고용노동부에 제출한다. 특수건강진단은 근로자의 안전권 보장을 위한 일환이다.

DN오토모티브지회는 "직업병 요관찰자가 발생하였음에도 철저히 은폐로 일관했으며, 작업개선을 회피하고 있다"며 "특수건강진단을 앞두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 노동자들에게 인위적으로 약물을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2023부터 2025년까지 특수건강진단을 1∼2개월 앞두고 '납 수치가 높게 나와 비타민 주사'를 맞아야 한다며 근로자에게 1회∼4회에 걸쳐 킬레이션 주사를 맞게 했다는 것이다. DN오토모티브지회는 킬레이션 주사제는 혈중 납 농도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주사로, 특수건강검진 결과를 왜곡시켜 노동부 관리감독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킬레이션 주사 전 신장·간·전신 건강 부작용 위험에 대한 경고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DN오토모티브지회는 "울산 1·2 공장은 납 분진과 연기가 가스가 분출되고 있고, 노동자들은 납·황산·안티몬 등 관리대상 유해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되며 건강을 훼손당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의 일제 감독과 작업환경 개선명령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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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오토모티브는 DN오토모티브지회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DN오토모티브 관계자는 "생산직 근로자의 혈중 납 농도와 관련해 산업 보건/안전 당국의 정기 검사에서 법규가 정한 기준을 초과한 인원은 없었다"며 "국내 법규가 정한 관리 기준보다 더 엄격한 자체 기준을 바탕으로, 추가/정기적 모니터링을 하는 동시에 근로자의 건강을 상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엄격한 자체 기준을 넘어선 임직원들에게는 상담 및 치료를 권유하고 지원하고 있고, 사내 보건 관리자 및 전문 의료진 등의 상담을 바탕으로 당사자 희망과 자율적 선택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킬레이션 주사는 이런 조치의 일환으로, 당사자 희망에 기반하여 의료진 상담 후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DN오토모티브는 근로자의 안전권 보장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DN오토모티브 관계자는 "오염 구역 분리. 개인 보호구 착용 강화, 공기 중 농도 관리 등 일상적 조치를 철저히 이행하고 있고, 분진 발생 우려가 있는 환경 등의 근본적 개선 등을 위한 중/장기적 대처까지 마스터 플랜을 만들어 집행 중"이라며 "작업 후 샤워, 분진 마스크 등 개인 위생 방호구 착용 등 교육 훈련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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