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이란의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 경기 장소 변경 요청을 사실상 거절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17일(한국시각) 이같이 전하며 'FIFA가 이란의 제안을 받아들일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IRNA 등 이란 매체들은 이날 아흐마드 도냐말리 이란 체육부 장관이 FIFA에 북중미월드컵 본선 장소를 미국에서 멕시코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란은 지난해 조추첨 결과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와 함께 G조에 편성됐다. 베이스캠프는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차리기로 했고, 본선 3경기는 LA(뉴질랜드, 벨기에)와 시애틀(이집트)에서 각각 치르는 일정을 받아들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공습을 이유로 월드컵 보이콧을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자신의 SNS계정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란의 북중미월드컵 참가를 환영하지만, 그들의 생명과 안전을 고려할 때 그 곳(본선 개최지)에 있는 건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적었다. 이란 대표팀의 미국 방문을 사실상 불허한다는 방침으로 해석됐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이란은 여전히 북중미월드컵 참가를 바라고 있다"고 밝혀 물밑 협상이 진행 중임을 암시했다. 이란 측도 경기 장소 변경 요청을 하면서 상황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듯 했다.
이번 북중미월드컵은 미국, 멕시코, 캐나다 3개국 공동 개최다. 미국이 11개 경기장에서 가장 많은 일정을 소화하고 멕시코(3개)와 캐나다(2개)가 뒤를 따르고 있다.
FIFA가 이란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란 뿐만 아니라 G조 나머지 3개국의 일정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멕시코 3개 경기장에서의 일정도 일찌감치 확정된 가운데 본선 개막을 3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일정을 추가하거나 새 경기장을 찾는 것도 현실적으로 무리다.
진퇴양난에 빠진 FIFA다. 이란이 이대로 보이콧 방침을 이어가면 대혼란이 불가피하다. 대체 국가 지정은 FIFA의 권한이지만, 이 과정에서 뒤따를 선정 기준, 형평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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