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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4397명 역대 최다관중X日 36세 구마가이 리더십" 이웃 일본의 女아시안컵 우승...뼈때리는 현실

by 전영지 기자
출처=A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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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AFC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7만명 넘는 홈 관중의 압도적 함성 속 베테랑 구마가이 사키의 리더십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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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자축구 대표팀 나데시코 재팬은 21일(한국시각) 호주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여자 아시안컵 결승에서 홈팀 호주에 전반 17분 하마노 마이카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승리하며 2대회 만에 우승컵 탈환, 역대 세 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저작권자(c) AP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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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커다이제스트 등 일련의 미디어는 이번 우승의 가장 큰 동력으로 '1990년생 수비 베테랑' 구마가이 사키의 리더십에 주목했다. '홈팬 7만4397명이 꽉 채운 스타디움에서 목소리도 닿지 않는 상황에서 구마카이 사키의 리더십이 빛났다. 구마카이의 통솔력으로 '나데시코 재팬'이 정상을 탈환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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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결승전에는 '7만4397명' 여자 아시안컵 사상 최다 관중이 입장했다. 지난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조별리그 A조 최종전 한국-호주전(1대1무) 당시 6만279명, 대회 역대 단일 경기 최다 관중 신기록을 수립했고, 이날 이 기록이 경신됐다. 스포츠 선진국에서 여자축구 현장이 얼마나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지를 숫자로 입증했다.

일본-호주의 결승전, 95% 이상은 호주 홈팬이었다. 일본으로서는 '완전한 원정'이었다. 나가노 후카가 "우리의 좋은 플레이에는 전혀 반응이 없고, 호주의 작은 플레이 하나에도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의 뜨거운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고 했을 만큼, 일본으로서는 모든 것이 어려운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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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기로 돌파하는 호주에 맞서 조직력과 패스워크, 긴밀한 연계 플레이 수비로 승부해야 하는 일본은 동료간 목소리가 전달되지 않아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 17분 하마노 마이카가 선제골을 터뜨린 후 선수들끼리 짧게 기쁨을 나눈 직후 일본의 필드 플레이어 10명이 모여 의견을 조율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수비 조직력이 안정을 되찾았다. 일본 미디어에 따르면 이 대화를 주도한 건 일본 여자축구 간판이자 베테랑 구마가이 사키였다. 경험에서 나온 침착함이었다. 선수들은 경기 중 이 대화를 "수비 형태나 압박 방식을 공격진과 맞추고, 정신적으로도 진정시킬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돌아봤다. 이후 일본은 호주의 반격에 효율적으로 대비해, 동점골을 내주지 않고 이 한 골을 잘 지켜내며 우승을 완성했다.

구마가이 사키(가운데)가 우승후 동료들과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저작권자(c) AP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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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이번 대회 퍼스에서 시드니로 단 한 번만 이동했지만 조별리그에서 한국에게 조1위를 내준 호주는 '퍼스, 골드코스트, 시드니, 퍼스, 시드니'를 쉼없이 오가며 체력적인 피로도가 컸다. 100%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를 간파한 일본은 압박 수비로 호주를 괴롭혔다. 미드필더들은 물론 공격진의 하마노 마이카, 후지노 아오바도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클린시트를 굳건히 사수했고, 후반 37분 이후 구마카이를 센터에 둔 5백(Five-back) 전술을 가동하며 결국 1대0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저작권자(c) AP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구마가이는 A매치 166경기를 소화한 백전노장이다. 1990년생으로 빠른 1991년생인 '지메시' 지소연, 1990년생 베테랑 수비수 김혜리와 같은 세대다. 2008년 성인대표팀 발탁 이후 2011년 독일여자월드컵 우승, 2015년 캐나다여자월드컵 준우승, 2019년 프랑스여자월드컵 16강, 2023년 호주-뉴질랜드여자월드컵, 무려 4번의 월드컵에 나서 일본 여자축구 전성시대를 지켜온 산 증인이다. 브라질에서 생애 5번째 월드컵에 도전하는 구마가이는 이번 대회 4경기에 나섰다. 가장 중요한 한국과의 준결승(4대1 승), 호주와의 결승전에선 잇달아 풀타임을 소화했고, 한국전에선 세트피스에서 필사적인 움직임으로 헤더 쐐기골까지 터뜨렸다. '29득점 1실점'이라는 극강의 수비력 역시 체력적, 정신적으로 팀의 중심을 굳건히 지킨 구마가이의 힘이 컸다. 구마가이는 "이 타이틀은 우리에게 큰 의미를 갖는다"면서도, 경기 내용에 대해선 "우리만의 시간을 길게 만들지 못해 경기 전개가 어려웠던 부분은 솔직히 있었다"고 냉정하게 돌아봤다. "우리가 한 발짝 더 앞으로 나가지 못한 점도 있는 만큼 다음을 향한 과제도 확인했다"고 덧붙이며 개선점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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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가와 유이가 주장 완장을 찬 이후 첫 우승 타이틀, 이전까지 주장이었던 구마카이에게 '어깨의 짐을 내려놓은 다소 편안한 대회였냐'는 질문에 그녀는 "아니다. 애초에 어깨에 짐 같은 건 그렇게 많이 얹혀 있지 않았다"며 웃었다. "이 나이(36세)에 이 입장이 되면 팀에서의 역할을 스스로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팀이 얼마나 원활하게 플레이하고, 얼마나 (기분 좋게) 지낼 수 있는지를 확실히 잘 알고 있다"고 베테랑다운 답변을 내놨다.

선제골 직후의 대화를 직접 주도하는 등 일본 대표팀에서 정신적 지주 구마가이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1년 3개월 후 2027년 브라질여자월드컵에서도 신구 조화는 필수적이다. 우승 메달을 목에 건 구마가이는 일본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여자 아시안컵과 여자 월드컵은 완전히 레벨이 다르다. 월드컵 무대에는 아직 한참 부족하고, 아직 해야 할 일이 정말 많다"며 마음을 다 잡았다. "나가사키 대회(지난해 11월 MS&AD컵 2025) 전까지는 좀처럼 이기지 못했다. 지금부터의 싸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말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는 결의에 찬 우승 소감을 남겼다.

7만5000명의 관중이 가득 들어찬 호주의 스타디움, 36세 베테랑, 레전드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일본 여자축구의 문화, 우승하고도 '월드컵 무대는 다르다'며 결의를 다지는 다 잡는 일본 여자축구의 냉정함… 스포츠 선진국의 여자축구는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내년 브라질여자월드컵 현장에서 북미, 유럽, 호주, 일본 등의 발전상을 다시금 목도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여자축구는 이번 여자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홈팀 호주를 제치고 조 1위를 꿰찬 투혼 있고, 저력 있는 팀이다.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 6만 관중 사이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던 수천명 호주 교민 응원단의 뜨거운 환호성은 국내 A매치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가슴 뜨거운 순간이다. 3연속 월드컵행 쾌거 뒤 한국 여자축구의 현실, 앞으로 할 일들을 챙겨볼 시간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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