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e스포츠에 상당한 악재가 터져 나왔다.
젠지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팀을 넘어 LCK을 상징하는 선수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룰러' 박재혁의 탈세 혐의가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국세청이 부과한 종합소득세와 증여세에 대해 박재혁은 조세심판까지 청구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행정적 미숙이나 제도적 공백에서 비롯된 문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실력과 인성 모두에서 모범적인 이미지를 쌓아온 데다,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혜택까지 받은 선수라는 점에서 이번 사안이 갖는 의미와 파장은 결코 가볍지 않다.
최근 1인 기획사 활용을 둘러싼 연예계 탈세 논란이 사회적 이슈로 번진 상황에서, 고액 연봉과 명성을 동시에 누리며 청소년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은 프로게이머까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LCK는 물론 e스포츠 산업 전반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관행 혹은 조세 회피?
지난달 31일 조세심판원의 결정문에 따르면 박재혁은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아버지를 매니저로 두고 인건비를 지급했으며, 연봉과 상금도 아버지가 받아 주식 등에 투자해 수익을 냈는데 국세청은 이는 실제 업무와 무관한 조세회피로 판단해 종합소득세와 증여세를 부과했다. 이에 불복한 박재혁은 조세심판을 청구했지만, 결국 조세심판원은 국세청의 판단이 맞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물론 이는 해석과 제도 미비의 문제일 수도 있다. 국세청이 세금을 회피했다고 판단한 4년간은 공인 에이전트 도입 전인데다, 다른 스포츠와 비슷하게 e스포츠에서도 부모가 사실상 매니저 역할을 하는 경우도 꽤 많기 때문이다. 이런 활동을 한 아버지에게 정당한 매니저 비용을 지불한 것이며, 또 당시 20세에 불과한 나이에 거액의 연봉을 받았기에 이를 아버지에게 자산 관리를 맡긴 '명의신탁'이라는 것이 박재혁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국세청은 박재혁이 당시에도 전속 계약을 맺고 활동을 배타적으로 관리하는 팀에 소속돼 있기에 딱히 아버지가 매니저로 활동했다는 근거 자료가 없으며, 아버지가 투자를 통해 얻은 차익과 배당 소득 등을 박재혁에게 입금하지 않고, 본인의 계좌로 이체하고 자신의 소득으로 신고했다는 점 등을 들어 신탁이 아닌 증여를 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박재혁은 세금을 완납했고, 지난 1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쌓아온 긍정적 이미지와의 괴리는 팬들의 실망감을 더욱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업계 전체로 미친 파장
이번 사안이 연예인 사례와 다른 지점은 박재혁이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팀 종목의 선수 중 한 명인데다, 젠지라는 소속팀, 더 나아가 LCK라는 리그의 구성원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박재혁은 젠지의 주장이자 창단부터 함께 한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구심점 역할도 하고 있으며, 디펜딩 챔피언 젠지는 올 시즌 역시 가장 강력한 LCK 우승후보이자 MSI 3연패를 노리는 있기에 당연히 팀의 전력과 시즌 구상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논란이 불거진 직후 지난 3일 LCK 정규리그 첫 경기를 가진 젠지는 KT롤스터에 1대2로 패했다. KT가 개막전에서 T1을 2대0으로 꺾은 상승세를 감안하더라도, 젠지가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29승1패로 압도적인 승률을 거둔데 이어 올해 LCK컵에서도 무패 행진을 이어온 팀이란 점을 고려하면 경기력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여지는 충분하다.
LCK 사무국은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한 위원회를 빠르게 구성해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만 임시 출전 정지와 같은 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리그 구성원들은 국내 법률에 의해 금지된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이 있는데, 이번 탈세 논란을 '범죄 행위'로 결론 내릴 경우 타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벌금 부과와 리그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수의 e스포츠 관계자들은 "수년 전 제도가 미비했던 시기의 관행적 행위라 하더라도, 최근 가장 민감한 '공정' 이슈를 건드렸다는 점에서 파장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 그동안 건실한 이미지를 가진 상징성이 큰 선수의 문제이기에, 업계 전반적인 신뢰도 하락도 우려된다"며 "e스포츠 위상과 사회적 책임감이 그만큼 커진 것이기에, 지금이라도 제도적 기준을 명확히 정비해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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