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손흥민이 이례적으로 감정을 표출한 이유가 있었다. 여전한 실력에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LA FC는 8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 위치한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루스 아술과의 2026년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8강 1차전에서 3대0 완승을 거뒀다.
손흥민도 이날 최전방에 출전했다. 앞서 열린 올랜도 시티와의 홈경기에서 전반에만 무려 4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LA FC의 6대0 대승을 견인했던 손흥민에게 부족한 것은 단 하나, 골이었다. 혈이 뚫렸다. 전반 30분 슈아니에르가 오른쪽을 파고들며,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문전으로 쇄도하던 손흥민이 슬라이딩 하며 밀어넣었다.
그간의 아쉬움을 모두 털어낸 득점이었다. 손흥민은 2026년 MLS에서의 두 번째 시즌, 득점 부진으로 인해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플레이메이킹 능력은 유감 없이 발휘했으나, 강점인 속도와 슈팅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며, 득점이 터져 나오지 않았다. 지난 2월 레알 에스파나와의 경기에서 기록한 페널티킥 득점이 올 시즌 유일한 골이었다. 경기력 저하 가능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3월 A매치에서도 득점 부진이 이어지자,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손흥민은 이런 시선에 대해 이례적으로 대표팀 은퇴 조건까지 언급하며 고조된 감정을 표출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기량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냉정하게 대표팀을 내려놔야 할 때는 내가 스스로 내려놓을 생각이다"라며 대표팀 은퇴 조건에 대한 스스로의 의견까지도 밝혔다.
이어 "득점이 없을 때마다 기량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아쉽다. 그동안 많은 골을 넣다 보니 기대감이 높은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내가 해야할 위치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고 몸 상태도 좋다. 기량이 떨어진 것처럼 느껴졌다면 내가 더 열심히 해서 잘하면 된다. 능력이 안 되면 대표팀에 더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런 의견 표출 이후 손흥민은 곧바로 득점을 터트리며, 자신의 여전한 기량을 증명했다.
손흥민은 이날 득점 후 논란들에 응답하는 세리머니까지 선보였다. 특유의 '찰칵 세리머니' 대신 손으로 떠드는 입을 연기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의심의 눈초리를 완전히 지워낸 모습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또한 손흥민의 활약을 조명했다. MLS 사무국은 '손흥민은 경기 내내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맹활약했고, 특히 전반전에는 선제골을 터뜨리며 홈팀에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라며 손흥민을 이날 경기 최우수 선수로 꼽았다. 두 골을 터트린 다비드 마르티네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LA FC에 승리의 흐름을 가져다 준 손흥민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기량 하락 논란에 활약으로 응답한 손흥민이다. 다시 뜨거워진 발끝, 미국 무대를 손흥민이 다시금 달구고 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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