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서 판매되는 정량표시상품 4개 중 1개는 실제 내용량이 표시량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기업들이 법적 허용오차를 악용해 내용량을 줄이는 꼼수를 막기 위해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산업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정량표시상품 1천2개를 대상으로 내용량의 적정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정량표시상품이란 화장지, 과자, 우유 등의 상품 포장에 '2m', '500g', '1.5ℓ'와 같이 길이·질량·부피 등을 표시한 상품을 말한다.
현행 '계량에 관한 법률'에서는 실제 내용량이 표시된 양보다 일정 범위(법적 허용오차)를 초과해 적게 포장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 내용량이 법적 허용오차를 벗어난 상품은 2.8%로 전반적으로 법적 기준은 준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품별 내용량의 평균값을 보면 조사 대상 상품의 25%가 표시량보다 적게 포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일부 제조업자가 법적 허용오차 기준 내에서 내용량을 적게 채우는 방식으로 제도를 악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부는 이러한 꼼수를 차단하기 위해 '평균량 기준' 도입을 포함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오차 범위를 지키는 것은 물론 생산된 제품 전체의 내용량 평균치가 반드시 표시량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실생활과 밀접한 4개 유형의 상품을 대상으로 대형마트, 지역마트, 온라인몰에서 직접 구매한 상품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대상 품목은 ▲ 쌀·라면·우유 등 기초생활물품 ▲ 유가공품·음료·간편식 등 소비자 밀접 상품 ▲ 조미료·주류·유기농 식품 등 용량 대비 고가 상품 ▲ 냉동수산물 등 정량 관리가 까다로운 상품 등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법적 허용오차를 벗어난 비율은 냉동수산물(생선·어패류)이 9%로 가장 높았으며, 해조류(7.7%), 간장·식초류(7.1%), 위생·생활용품(5.7%) 순으로 나타났다.
평균 내용량이 표시량보다 적은 품목군은 음료류 및 주류가 44.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콩류(36.8%), 우유(32.4%), 간장 및 식초(31.0%) 등 실생활에서 자주 소비되는 품목들의 정량 미달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약 400조원에 달하는 정량표시상품 시장 규모에 비해 연간 조사 물량이 약 1천개 수준에 그쳐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시판품 조사 규모를 연간 1만개 이상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김대자 국가기술표준원장은 "정량표시상품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라며 "평균량 개념 도입과 사후관리 강화를 통해 생활필수품의 내용량이 정확하게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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