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성과는 기준미달, 대표 성과는 기준초과' 국내 여행업 1위 하나투어의 두 가지 잣대, 내부갈등 커진다

국내 여행업계 1위 업체인 하나투어가 '성과급(PS)' 지급 문제로 내부 갈등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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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음에도 직원들의 실적평가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며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송미선 대표이사에게는 수 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에 대해 하나투어 노조위원회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비현실적인 성과 기준을 제시해 성과급 제도를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나투어는 2024년과 2025년에 연이어 뛰어난 경영 실적을 달성했다. 2024년 매출액(연결 기준)은 6166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509억원이었다. 각각 전년 대비 50%와 49%가 증가한 금액이다. 여기에 당기순이익마저 69% 늘어난 999억원을 달성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에서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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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에는 연결 기준 매출액 5869억원, 영업이익 576억원을 달성했다. 비록 매출액은 전년대비 약 4.8% 감소했으나, 수익성 높은 패키지 상품 판매를 통해 오히려 영업이익은 13.17%가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이렇듯 2년 연속으로 좋은 실적을 낸 덕분에 연말 성과급에 대한 하나투어 직원들의 기대감도 커졌다.

그러나 직원들의 기대와 달리 하나투어의 연말 성과급은 없었다. 이에 대해 하나투어 관계자는 "2024년과 2025년에 모두 연말 성과급 지급 기준을 달성하지 못했다. 2025년에는 목표 달성률이 70%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성과급이 나오지 않게됐다"면서 "2024년에는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사기진작을 위해 연말 특별 성과급(약 15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특별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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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으로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지만, 실제 직원들의 실적은 목표치의 80%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게 하나투어의 설명이다. 하지만 하나투어 직원들은 이 설명을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하나투어 노조 역시 회사의 성과급 지금 규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 측은 "회사 경영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한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성과급을 주지 않겠다고 한다. 그러나 목표 설정의 근거도 제시되지 못했고, 심지어 목표수치 자체도 명확히 공유되지 않았다. 한 마디로 '깜깜이 목표수치'라고 할 수 있다"면서 "임금 교섭 과정에서 실적에 관한 자료나 성과급 목표치 설정 근거를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회사는 '자본시장법'을 내세워 대외비라며 자료 제시를 거부하고 있다. 공시되어 있는 자료만 활용하라고 한다"며 "역대 최고 영업이익이 발생했는데, 직원 성과가 미달이라는 평가는 애초부터 달성 자체가 어려운 목표를 일방적으로 제시한 뒤에 사실상 성과급을 주지 않겠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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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하나투어는 "회사에서는 이미 '본사 공헌이익'이라는 성과급 지급 규정을 회사 인트라넷을 통해 직원들에게 알렸다. 그에 맞게 평가를 하고, 성과급에 대한 결정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똑같이 '목표 달성 실패'를 기록했음에도 2024년과 달리 2025년에 연말 특별 성과급을 주지 않기로 한 이유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나투어 직원들은 이런 회사측의 설명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그 여파로 노조 가입자수가 급증하고 있다. 노조 측은 "최근 성과급 논란이 불거진 이후 노조 가입자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작년 말 100명대였던 노조 가입자수가 최근 200명대로 늘어나며 짧은 기간 동안 100%의 증가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더불어 직원들에게는 성과급을 주지 않으면서, 송미선 대표이사에게는 수 억원 대의 성과금이 지급된 점도 문제삼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송 대표는 2025년 9억5900만원의 총보수를 받았는데, 이 가운데 3억900만원(기본급의 60%)이 성과급으로 나타났다. 송 대표의 전년도 성과급은 1억4700만원이었는데, 1년 사이에 110.2%가 증가했다.

이에 대해 하나투어 측은 "송 대표의 2025년 총보수는 2024년 실적에 대한 평가결과다. 경영 목표 이행 실적 및 중장기 전략 과제 수행, 재무적 성과 등을 종합 평가해 사내 보상위원회에서 결정된다"며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 측은 "회사는 2024년과 2025년에 계속 좋은 실적을 만든 직원들에게는 '성과미달'이라는 평가를 했다. 그러나 대표이사에게는 지난해 수억 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며 사내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현행 성과급 규정의 개선을 요구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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