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의 헛스윙 하나에, 갑자기 '방화 예고' 투수가 정신을 차렸다...이걸 못 넘기다니, 롯데 충격 연장의 재구성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경기. 롯데 전준우가 숨을 고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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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저렇게 던지고, 막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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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길 운명이었던 건가. 마지막엔 그래도 집중력을 겨우 발휘했다. 그렇게 5경기 연속 세이브 기록이 완성됐다. 힘겨웠지만, 세이브는 세이브다. 기록은 영원히 남는다.

키움 히어로즈는 29일 부산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6대5로 신승했다. 전날 1점차 패배를 설욕했다. 9위 키움은 최하위 롯데와의 승차도 다시 2경기로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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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는 연장 10회. 10회초 오선진의 기막힌 스퀴즈 번트로 키움이 5-5에서 6-5로 앞서나갔다.

문제는 키움이 마지막 10회말 지킬 힘이 있느냐는 것. 희망은 있었다. 최근 마무리로 변신해 4연속 세이브를 기록한 아시아쿼터 유토 카드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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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키움의 희망은 사라지는 듯 했다. 마지막까지 경기장을 떠나지 않은 롯데팬들과 롯데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희망이었다. 1번 장두성을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후 4개 연속 볼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초구 커브만 바깥쪽 끝에 걸렸고, 나머지 공들은 타자가 이 공들에 속으면 바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크게 벗어났다.

1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키움의 경기. 투구하고 있는 키움 유토.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4.17/

긴장을 한 건지, 이날 컨디션이 안 좋았는지 스트라이크를 쉽게 던질 모양새가 아니었다. 그 불운의 기운은 키움을 공포에 떨게 했다. 레이예스를 상대로도 제구가 전혀 잡히지 않았다. 그와중에 좌타자 바깥쪽 높은 곳으로 탄착군이 형성됐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조성환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벗어나는 쪽 방향과 높이가 비슷하다. 왼쪽 어깨가 빨리 열린다거나, 팔이 덜 나올 때 나오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자신있게 공을 찍어누르지 못하고 놔버리니 공이 날려들어간 것. 투수들이 자신감을 잃었을 때 나오는 현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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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3번 노진혁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가만히 있으면 볼넷으로 나갈 분위기였지만, 그래도 안전한 선택을 했다. 2구째 공을 3루쪽으로 잘 보내 1사 2, 3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4번 전준우. 유토는 몸쪽 높은 공 2개를 같은 코스로 똑같이 던졌다. 누가 봐도 의도한 공은 아닌, 제구가 완전히 흔들려 날아들어간 공. 여기서 양쪽 운명이 갈렸다. 초구를 골라낸 전준우인데, 2구째 똑같은 코스 직구에 허무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1구는 149km, 2구는 147km 2km가 느려서 눈에 들어왔는지, 칠 수 없는 코스에 방망이가 나가며 카운트 싸움에서 유토에 안정감을 주고 말았다.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키움의 경기. 11회 연장 끝에 키움이 롯데에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키움 선수들.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4.29/

공교롭게도 이후부터 유토의 제구가 조금씩 잡히기 시작했다. 공이 존 근처에 형성되자 전준우도 적극적으로 대처, 2개 연속 파울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운명의 6구째 승부. 자신감을 얻은 포수 김건희가 높은쪽 유인구 사인을 냈고, 유토가 김건희가 원하던 코스에 정확히 빠른 직구를 꽂았다. 헛스윙 삼진. 조 위원은 "전준우가 스윙을 하면 안 되는 그 2구째 공에 스윙을 하며 조급함이 생긴 것 같다"고 진단했다.

유토는 윤동희를 상대로도 볼 2개로 시작했지만, 갑자기 영점이 잡히며 윤동희를 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유토가 잘 한 걸까, 롯데 타자들이 못 한 걸까. 조 위원은 "흔들렸는데 무너지지 않았다"라고 정리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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