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영국 런던은 대한민국 탁구의 성지다. 14년 전인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단체전에서 빛나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남규 감독과 한국형 셰이크핸더의 효시 오상은, 레전드 깎신 주세혁, 아테네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이 혼연일체로 일궈낸 한국 탁구의 쾌거였다. 그날 이후 남자탁구 단체전 올림픽 메달은 없었다.
남자탁구 사령탑으로 2026년 국제탁구연맹(ITTF) 런던세계탁구선수권(단체전) 출국을 앞둔 오상은 감독은 "런던은 기분 좋은 추억이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반드시 후배들과 함께 포디움에 오를 것"이라는 결연한 포부를 전했다.
3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OVO 아레나 웸블리에서 열린 남자 단체전 조별예선 1그룹 2차전. 대한민국이 '절대 1강' 중국을 세트스코어 3대1로 제압하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그 중심엔 17세에 종합탁구선수권 최연소 우승 역사를 쓴 '오상은 2세' 오준성(20·한국거래소·세계 30위)이 있었다.
이번 대회 1, 2그룹 8개국은 32강행을 확정지은 상태에서 시드 배정을 위한 예선 리그전에 나섰다. 1그룹의 한국(세계 6위)은 중국(세계 1위), 스웨덴(세계 3위), 영국(세계 23위)과 한조에 속했다.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매치스코어 0대3으로 완패한 직후 이어진 중국전, 한국의 승리를 점친 이는 많지 않았다. 중국은 2001년 이후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단 한번도 우승을 놓친 적 없다. 25년간 남자 단체전에서 그 어떤 국가를 상대로도 패한 적이 없다. 이날 한국전에선 '세계 1위' 왕추친을 아끼는 여유도 부렸다. 오상은 감독도 '톱랭커' 장우진 대신 '비밀병기' 김장원과 '막내온탑' 오준성을 내세우는 '반전' 라인업으로 맞섰다. 1단식 김장원이 린시동(세계 6위)에 0-3으로 패할 때까지만 해도 이변의 조짐은 없었다.
그러나 2단식, 오준성이 리앙징쿤(세계 21위)을 3-1(6-11, 11-4, 11-9, 11-9)로 잡아내며 기류가 달라졌다. '2019년 세계선수권 단식 동메달' 탁구천재 안재현(27·한국거래소·세계 22위)이 3단식에서 저우치하오(세계 20위)를 상대로 4게임 20-18까지 간 듀스 대접전을 이겨내고 3-1로 승리하며 기세가 넘어왔다. 운명의 4단식, 한때 세계 1위 린시동을 상대로 오준성은 신들린 듯한 '인생경기'를 펼쳤다. 린시동의 강력한 회전을 부드럽게 받아냈고, 날선 백핸드 드라이브와 과감한 공격으로 상대를 몰아세웠다. 4게임, 10-9 매치포인트 상황. 린시동의 드라이브가 허공을 가르는 순간, 오준성과 대한민국 벤치의 모든 선수들이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포효했다. 만리장성을 무너뜨린 오준성이 '레전드 아버지' 오상은 감독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단체전에서 중국을 꺾는 부자의 꿈이 마침내 이뤄졌다. 비록 예선이긴 하나 14년 전 런던올림픽 중국과의 결승에서 패하며 금메달을 놓친 아버지의 한을 풀었다.
출국 전 오준성과 안재현은 미디어 인터뷰에서 '만리장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었다. "중국을 꺾고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오준성은 "예전엔 판젠동, 마롱, 쉬신 등 이름만 들어도 높은 벽이 느껴졌는데 아직은 경기를 안해봐 모르겠지만 왕추친, 린시동 선수가 정말 잘하긴 해도 예전 선수들에 비해 위압감이 덜하다"고 했다. 안재현 역시 "판젠동 선수는 워낙 잘하는 선수이고 할 때마다 너무 어렵다, 왕추친, 린시동도 잘하는 선수지만 한번씩 이겨본 적이 있다 보니 우리가 열심히 준비하면 넘길 수 있지 않을까"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었다. 오준성이 2점, 안재현이 1점을 잡아냈다. 3대1 승리와 함께 만리장성의 '25년 무패' 대기록이 무너졌다. 한국 탁구가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중국을 꺾은 것 역시 무려 36년 만의 일이다. 월드테이블테니스(WTT)는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이 중국의 25년 연승 기록을 멈춰세웠다. 역사가 만들어졌고 오래 이어진 완벽한 기록이 깨졌다"고 평했다. "런던 OVO 아레나 웸블리의 관중들은 대한민국이 '디펜딩 챔피언' 중국을 상대로 3대1 역사적 승리와 함께 '2006년 세계탁구선수권' 우승 판도를 완전히 뒤흔들어놓는 충격적 장면을 지켜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적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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