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베테랑 포수가 다르긴 다르다."
사령탑이 혀를 내둘렀다. 모처럼 돌아온 베테랑 주전포수. 투수의 당일 컨디션을 체크하고, 코칭스태프와 대등하게 대화하는 모습에 적지 않은 감명을 받았다.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이범호 KIA 감독은 전날 1군에 복귀한 김태군에 대해 "확실히 다르더라"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볼배합부터 배터리의 호흡을 주도하는 모습, 구종 판단은 물론 밀어붙이는 뚝심까지 젊은 포수들과는 확실히 다른 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전날 경기는 KIA로선 바라던 대로 이루어진 이상적인 승리였다. 선발 황동하가 뜻밖에 7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팀 승리의 기반을 쌓았고, 뒤이어 등판한 김태형도 패기만만한 모습으로 2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졌다.
타선에서도 박재현이 홈런 포함 4안타를 몰아치며 공격을 주도했고, 김선빈이 결정적인 적시타를 터뜨렸다. 한경기에 9개의 안타면 많은 수는 아니지만, 집중타로 터지며 6점을 뽑았다.
이범호 감독은 "황동하가 자기 실력을 보여줬다"면서 "확실히 선발일 때와 불펜일 때 투구가 다르다. 선발로 나왔을 때 템포도 좀더 빠르고, 선발이라는 책임감 때문인지 집중력도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평했다. 이렇게 잘해준 이상 당분간 5선발 자리는 확고부동하게 굳혀진 모양새.
최고 147㎞에 달하는 직구의 구위도 좋았고, 이를 70~80구까지 유지하는 체력도 인상적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구종을 스트라이크존에 던질 수 있는 투수고, 직구 구속 자체도 괜찮다"며 호평을 거듭했다.
마지막 위기 상황에 대해서도 "7회는 끝까지 던지게 할 생각이었다. 점수를 주면 그땐 교체했어야겠지만…잘 던져줬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황동하의 호투를 이끌어내는데 김태군의 역할이 컸다는 설명이다.
"김태군은 가끔 젊은 투수들로부터 '이 타이밍에 이 공을 왜 던지라고 하지?'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포수다. 그만큼 당일 어떤 구종의 컨디션이 좋은지 파악하는 능력에서 다른 포수들과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한준수의 볼배합이 젊은 패기로 가득하다면, 김태군은 그날그날의 판단이나 밀어붙이는 뚝심 같은게 좋다. 황동하가 공격적인 투수기 때문에, 김태군과의 궁합도 잘 맞았다."
전날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태군은 지난 어깨 부상에 대해 "알러지 때문에 약을 못 먹는다. 염증이 자연치유되길 기다리다보니 시간이 좀 필요했다"고 답했다.
이어 "황동하가 제일 잘 던지는 공을 많이 던지라고 했다. 오늘은 슬라이더와 포크볼이었다. 7회초에도 사실 (이동걸)코치님께 '여기서 이겨내야 동하가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면서 "너무 오랜만이라 긴장 많이 했는데, 내 위치에서 해야할 일을 하는 게 내 신조"라고 강조했다.
광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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