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보경 시름 잊게 해준 '잠실 빅보이'의 화려한 귀환, 하지만 표정은 어두웠다, 대체 무슨 일이?[잠실현장]

콜업 첫날 935일 만의 홈런포 등 2안타로 맹활약하며 승리를 이끈 이재원. 하지만 인터뷰 내내 표정은 어두웠다. 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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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돌아온 '잠실 빅보이'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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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이재원(27)이 1군 복귀 첫 타석에서 결승홈런과 호수비로 6대1 승리를 이끌었다.

이재원은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앞서 콜업됐다. 전날 두산전에 발목을 다친 문보경 최원영의 빈자리에 김성진과 함께 콜업됐다. 지난달 20일 말소 이후 16일 만의 1군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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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업 첫날 9번 좌익수로 선발출전한 이재원의 방망이는 첫 타석부터 불을 뿜었다.

2회말 1사 1루에 첫 타석에 선 이재원은 두산 선발 최승용과 11구 승부 끝에 148㎞ 낮은 공을 당겨 가운데 담장을 발사각도 20.1도의 직선타로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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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구속도가 무려 184.2㎞, 비거리가 무려 131m나 되는 대형 홈런. 1회말 무사 만루 찬스를 무득점으로 날린 LG 벤치의 답답한 속을 뻥 뚫어준 한방.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경기. 7회말 이재원이 우중간 2루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5.06/

시즌 1호 선제 투런홈런이자 상무 입대 전인 2023년 10월 14일 잠실 두산전 이후 935일 만에 터뜨린 홈런포였다. 3,5회에도 외야로 뻗어나가는 타구를 날린 이재원은 7회 박치국의 몸쪽 높은 직구를 밀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렸다. 복귀 첫날 2개의 안타가 모두 잘 맞은 장타였다. 4타수2안타 2타점 1득점.

좌익수 수비도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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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으로 앞선 3회초 1사 1,2루에서 박준순의 좌익선상 타구를 벤트레그 슬라이딩 캐치로 멋지게 잡아내며 리드를 지켰다.

시즌 초 마음고생을 털고 이뤄낸 가장 멋진 하루.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을 만났고, 방송 인터뷰까지 마쳤다.

하지만 이재원의 표정을 밝지 않았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극도로 말을 아꼈다.

퓨처스리그에서 복귀 후 첫 날 활약에 감회가 새로웠을 듯 했지만 대부분의 질문에 "달라진 것도 없고, 딱히 좋아진 것도 없고,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만 이야기 했다.

첫 타석 11구 승부 끝 홈런 과정과 자신감 넘치던 스윙에 대해서도 대해서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거의 단답형으로 일관했다.

호수비 과정에 대해서만 "타구가 멀기는 했었는데 일단 스타트가 잘 걸려서 타이밍이 나오길래 과감하게 스타트를 걸었는데 그게 글러브에 잘 들어왔던 것 같다"고 그나마 상세하게 설명했다.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경기. 3회초 1사 1,2루 좌익수 이재원이 박준순의 플라이 타구를 슬라이딩하며 잡아내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5.06/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경기. 3회초 투구를 무실점으로 마친 임찬규가 호수비를 선보인 이재원을 미소로 맞이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5.06/

상무 전역 후 큰 기대를 안고 시작한 올시즌. 그동안 잘 풀리지 않아 답답했던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시즌 첫 홈런조차 시원하게 풀어주지 못한 마음의 응어리.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부터 시작하면 된다. 이재원은 이제 이십대 중반을 갓 넘은 선수다.

완성된 상태로 서야 하는 프로야구 1군 선수. 평가는 숙명이다. 벤치의, 언론의, 팬들의 칭찬과 지적에 지나치게 일희일비 할 필요는 없다.

그라운드에서 준비한 최선을 다하면 그만이다. 평가는 다른 영역의 문제다.

뜻대로 되지 않는 야구에 때론 감정이 요동칠 때도 있겠지만, 공적인 자리에서 만큼은 감정이 태도가 돼서는 곤란하다. 보다 성숙하고 정제된 모습으로 팬들과 언론 앞에 서는 것은 프로 선수의 의무기 때문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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