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지금 이번 로테이션에는 (정)우주가 해줘야 할 것 같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 결단을 내려야 했다. 국내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던 문동주가 어깨 수술을 받기로 해 시즌을 접었다. 문동주는 다음 시즌 복귀도 장담하기 어렵다. 당장 이번 시즌 문동주의 몫을 대신할 선수가 필요했고, 어쩔 수 없이 정우주가 낙점됐다.
정우주는 올해 불펜에서 힘을 보태고 있었다. 2025년 1라운드 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기대주답게 지난 시즌 51경기(선발 2경기), 3승, 3홀드, 53⅔이닝,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당연히 올해도 주요 전력으로 분류됐다.
정우주는 지난 3월 열린 2026년 WBC 대표팀에 발탁되는 영광을 누렸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딱 1경기에 등판해 1이닝 3실점에 그쳤다. 대표팀에서 무리할 일은 없었지만, 현재 WBC에 나섰던 한국 주요 투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다. 김택연(두산 베어스, 어깨)과 유영찬(LG 트윈스, 팔꿈치)이 대표적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미국에서도 WBC 참가 투수들이 부진과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WBC 후유증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정우주는 올 시즌 불펜에서 가장 많이 부름을 받았다. 그만큼 벤치가 믿는 카드였다는 뜻이다. 한화가 치른 32경기 가운데 18경기에 등판, 13⅓이닝을 던졌다. 리그 전체 불펜 가운데 경기수로는 공동 7위다. 다만 평균자책점이 6.75로 높다 보니 이닝 자체는 많지 않았다. 그래도 한화 불펜 내에서는 이닝 1위다.
정우주는 지난해 대비 결과가 좋지 않은 가운데 갑자기 선발 전환까지 하게 됐다. 한화는 현재 외국인 투수 오웬 화이트와 윌켈 에르난데스가 동시에 부상으로 이탈해 있고, 문동주까지 빠진 긴급 상황이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자꾸 나올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일단 정우주가 문동주 자리에서 계속 로테이션을 돌게 할 생각이다. 정우주는 일단 2일 삼성전 구원 등판 이후로는 휴식을 취했다.
김 감독은 "우주는 당연히 처음부터 100개를 던질 수는 없다. 50개 안쪽부터 시작해야 하고, 일단 동주 자리를 우주로 생각하고 있다. 다음에 에르난데스 자리는 (박)준영이나 젊은 선수들도 꾸려볼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우주는 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한다. 전날 선발 등판한 류현진이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친 덕분에 불펜은 많이 아꼈다. 조동욱(1이닝)-이민우(1이닝)-잭 쿠싱(1이닝 1실점) 3명으로 틀어막았다.
정우주 뒤에 불펜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 한화는 이미 5일 KIA전에서 대체 선발 강건우가 1이닝 투구에 그치는 바람에 불펜 소모가 컸다. 전날 투수 엔트리를 대폭 조정한 배경 가운데 하나기도 하다. 김종수 박상원 주현상이 2군으로 가고, 이상규 박재규 김도빈이 1군에 합류했다. 그래도 정우주가 가능한 긴 이닝을 끌어줘야 연쇄 붕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정우주가 대체 선발로 차근차근 안착해 나가면 다행이지만, 그러지 못하면 한화는 또 다른 대안을 찾아 나서야 한다. 현재로선 정우주가 유일한 희망이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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