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거인의 4번타자'에 걸맞는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을까.
징계를 마치고 돌아온 나승엽의 표정은 죄인 그 자체였다. 하지만 경기 외적인 이슈에 대한 철저한 사과와 별개로 스스로를 날카롭게 벼려온 존재감이 돋보였다.
나승엽은 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올시즌 마수걸이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복귀 이후 이틀간 4안타 4타점을 몰아쳤다. 퓨처스 경기도 뛰지 못해 3군을 전전한 선수라기엔 믿을 수 없는 실전 감각이다. 그만큼 이를 악물고 준비해온 모양새다.
특히 이날 활약은 4번 타순에 배치돼 이뤄낸 것. 지난해 3~4월 7홈런을 몰아쳤던, '4번타자가 나타났다' 외치던 시절의 나승엽을 보는 듯한 퍼포먼스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만난 나승엽은 다시금 "지금도 죄송하다. 앞으로도 계속 사과드리겠다. (응원에 보답하는 방법은)계속 이겨나가는 것 뿐"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앞선 타석에서의 병살타 실수를 극복한 속죄타이기도 했다.
나승엽은 "코치님들께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고,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셨다. 잘하려는 마음보단 이기자는 마음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팬들이 내 응원가를 불러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막상 듣게 되니 울컥했다. 감사하다"는 속내도 전했다.
나승엽은 지난해 김태형 감독의 원포인트 조언을 받아 타격폼을 바꿨다. 배팅 과정에 머리가 흔들리거나 잔동작이 많고, 고개가 들려나온다던 지적에 맞춰 보다 간결한 타격폼으로 교정한 것. 한때 '완벽한 스윙'의 대명사로 꼽히던 메이저리그 켄 그리피 주니어를 참고해 군더더기 없는 스윙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나승엽은 "다리가 너무 벌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살짝 레그킥을 추가했다. 그 외에는 이전과 똑같다.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달라진 타격폼의 감각을 잊지 않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오늘은 잊고 내일 다시 복귀전을 치른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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