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누구의 힘도 아닌 자기 자신이 이겨내야 된다고 생각해요. 못 이겨낸다면 거기까지인 것이고, 이겨낸다면 정말 대단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화 이글스 거포 노시환은 투수 김서현의 복귀전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봤다. 노시환 역시 시즌 초반 극심한 슬럼프를 겪는 바람에 2군에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냈고, 1군에 돌아온 뒤로는 자기 페이스를 찾고 있다. 김서현도 마찬가지. 마무리투수 보직까지 내려놓고 부활을 다짐하며 2군에서 열흘 동안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왔는데 복귀전을 단단히 망쳤다. 그 누구도 아닌 자신과 싸움에서 패했다.
김서현은 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11-4로 앞선 9회 등판했다. 마무리 상황이 아니었고, 7점차 리드면 분명 편한 상황이다. 한때 한화의 뒷문을 책임졌던 김서현 정도의 투수라면, 깔끔하게 경기를 매듭지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KIA 하위 타선을 상대할 차례기도 했고, 이미 KIA는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 등 주축 타자들을 다 교체해 사실상 백기를 든 상태였다.
하지만 김서현은 기대에 전혀 못 미치는 투구를 펼쳤다. 선두타자 박정우 상대로 초구와 2구 직구 모두 볼을 던졌다. 3구와 4구 직구는 바깥쪽 코너로 잘 들어간 스트라이크. 여기서 스트라이크를 넣느냐가 중요했는데, 시속 154㎞ 강속구를 박정우 몸에 꽂았다. 스트라이크존에서 아주 크게 벗어나는 볼이었다.
2번째 타자 한승연과 승부도 마찬가지. 김서현은 계속 강속구를 꽂아 넣었고, 존에 들어오는 한승연의 배트가 밀려 파울이 됐다. 볼카운트 2B2S. 여기서 승부를 내야 했는데 또 한승연의 몸에 던졌다. 무사 1, 2루.
투수코치가 한 차례 마운드에 방문해 김서현을 진정시켰다. 김서현은 스트라이크존 안에 공을 넣기 시작했는데, 노련한 김태군은 예상한 듯 가볍게 좌전 안타로 연결했다. 무사 만루. 박민은 김서현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중전 적시타를 쳤다. 11-5.
실점한 순간 김서현의 멘탈은 완전히 붕괴됐다. 1번타자 박재현과 승부에서 직구 4개를 모두 낮게 던져 땅볼을 유도하고자 했으나 전부 볼이 됐다. 밀어내기 스트레이트 볼넷. 11-6.
대승으로 끝나야 했을 경기가 세이브 상황까지 이어졌고, 불펜에서 잭 쿠싱이 뛰어나왔다. 김서현은 그렇게 아웃카운트를 단 하나도 잡지 못한 채 교체됐다. 이후 김규성의 1루수 땅볼 타점과 고종욱의 투수 땅볼 포구 실책 출루로 한 점을 더 내줘 11-8이 됐다. 쿠싱이 추가점을 더 내주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 김서현의 실점은 4로 불어났다.
한화는 이날 정말 분위기가 좋았다. 문동주의 대체 선발투수 정우주가 1⅔이닝 2실점에 그쳤지만, 윤산흠(2⅓이닝)과 이상규(3이닝 1실점)의 호투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타선은 모처럼 홈런 4개를 포함해 장단 19안타를 몰아쳤다.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김서현이 등판하기 전까지.
김경문 한화 감독은 이날 김서현을 1군에 등록하면서 "2군에서 계속 경기한 것들 리포트가 올라온다. 좋은 적도 있었고 또 안 좋은 적도 있었다. 예전보다 스트라이크가 좀 많아졌더라. 맞는 것은 둘째 치고 볼볼볼 하면 안 되지 않나. 스트라이크가 들어와서 타자가 치게 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는 리포트가 괜찮았던 것 같다"며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다.
하지만 복귀전은 실망만 가득했다. 이 정도 중압감도 견디지 못한다면, 승리 상황에서 더는 기용하기가 껄끄러워질 수밖에 없다. 스스로 패전조 또는 2군으로 강등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마운드에서 보여주고 있으니 감독도 답답할 노릇이다.
마운드에서 쩔쩔매는 김서현을 뒤에서 바라보고 있는 한화 야수들의 마음도 안타까움과 답답함이 가득하다.
노시환은 "솔직히 자기 자신이 제일 힘들고, 누구의 위로도 들리지 않는 시점인 것 같다. 나도 그랬다. 근데 무조건 누구나 겪어야 될 시련이다. 또 야구선수로서 슈퍼스타가 되려면 무조건 다 겪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구의 힘도 아닌 자기 자신이 이겨내야 된다고 생각한다. 못 이겨낸다면 거기까지인 것이고, 이겨낸다면 진짜 정말 대단한 선수가 될 것"이라며 김서현이 스스로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길 간절히 바랐다.
김서현은 2023년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 강속구 마무리투수로 주목을 받았다. 3년차였던 지난해 69경기, 33세이브, 66이닝,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한화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기여했다. 시즌 막바지부터 한국시리즈까지 페이스가 좋지 않긴 했지만, 그래도 33번이나 팀의 승리를 지킨 투수였다.
그런데 올해는 그런 위엄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2경기 성적은 1승2패, 1세이브, 8이닝, 평균자책점 12.38이다. 진짜 회생 불가 상태까지 온 것일까. 모든 것은 김서현에게 달려 있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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