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워낙 친한 형이라..."
이영하는 왜 갑자기 김재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줬을가.
두산 베어스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3대1로 신승했다. 1패 후 2연승 위닝 시리즈.
이날 경기 하이라이트는 8회였다. 2점 리드하고 있는 가운데 두산 박치국이 난조를 보이며 주자를 쌓아놨다. 1사 1, 2루 위기.
두산은 아웃카운트 5개를 남겨두고 마무리 이영하를 조기 투입했다. 이영하는 오태곤을 1루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 위기를 넘기나 했다.
그런데 여기서 SSG가 승부수를 던졌다. 이날 아껴놓던 대타 김재환 투입. SSG 유니폼을 입고 처음 잠실 원정. 김재환은 1차전 멀티히트, 2차전 홈런으로 상승세를 탔지만 이숭용 감독은 김재환을 향한 두산팬들의 야유 등, 선수의 멘탈 보호를 위해 이날 선발에서 제외했다. 승부처에서 쓰겠다는 것.
그런데 절반의 성공이었다. 마무리 전환 후 안정된 제구를 보이던 이영하인데, 오태곤을 잘 잡고 김재환이 나오자 갑자기 급격한 난조를 보이며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것.
다음 대타 최준우의 안타성 타구를 이영하가 기적적으로 걷어내 죽다 살아났지, 이 볼넷이 하마터면 두산에 악몽의 씨앗이 될 뻔 했다.
사실 인천에서도 상대했었고, 9일 경기에서도 삼진을 잡았는데 왜 이영하는 김재환을 만나 흔들렸을까.
경기 후 만난 이영하는 "사실 재환이형이 나오길래 초구부터 들어가려 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나보다"며 웃었다. 전날엔 삼진을 잡았다. 마지막 아웃 카운트였다. 그 때는 점수차가 컸다. 이날은 절체절명 순간이었다. 상황 자체가 달랐다.
이영하는 "재환이형에게 맞으면 큰 타구가 나온다. 의식을 한 것 같다. 그래서 다음 타자랑 해야겠다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영하는 마지막으로 "인천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재환이형과의 대결이 감정적으로 울컥하기도 했다. 워낙 친하고, 많이 챙겨주셨던 형이다. 처음 상대팀으로 만나니 그랬다. 물론 지기 싫은 마음이 더 컸다. 그래서 신경을 더 쓰는 것 같다. 그래서 또 힘이 들어가나보다. 삼진 아니면 볼넷"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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