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승엽 보는 줄 알았다."
두산 베어스 김원형 감독이 적장이지만, 승부처에서 멋진 스윙을 보여준 나승엽을 칭찬했다. 물론, 어려운 상황에서 끝까지 싸워준 마무리 투수 이영하의 노고도 잊지 않았다.
두산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10대9로 신승했다. 9회까지 9-7로 앞서 승리를 따내는 듯 했지만, 9회초 2사 상황서 이영하가 나승엽에게 통한의 동점 투런포를 맞아 연장까지 갔다. 만약 비기거나 패했으면 충격이 클 뻔한 경기였다. 그나마 11회말 강승호의 끝내기 희생 플라이 타점으로 이겨 4연패에 빠지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2사 2루 2점차. 2B2S이었다. 여기서 이영하는 슬라이더를 선택했는데 높은 곳에서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였다. 나승엽의 스윙 궤적과 완벽히 맞아떨어지는 각으로 공이 흘러들어왔고, 나승엽의 완벽한 스윙에 우중간 담장을 넘어간 공은 관중석 상단에 찍혔다. 잠실구장 3루쪽을 가득 메운 롯데팬들에게는 전율을, 1루쪽 두산팬들에게는 절망을 안긴 극적 장면이었다.
17일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순간 딱 맞아 나가는데, 그냥 넘어가는 공이더라. 스윙이 마치 이승엽을 보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전설의 홈런왕 이승엽 요미우리 자이언츠 코치도 좌타자. 나승엽과 체구도 비슷하고, 이 홈런 스윙은 정말 이 코치가 연상이 될 정도로 아름다웠다.
김 감독은 "이영하의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나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상대 타자가 너무 잘 친 것 뿐이다. 물론 다른 구종을 던지면 어땠을까 이런 마음도 있을 수 있지만, 확실한 건 이영하도 최선을 다했다. 아무리 존에 들어온다고 해도 그렇게 넘기기 쉽지 않다"고 제자를 감쌌다. 그러면서도 "아마 더 낮게 던지려고 했었을 것이다. 그 코스로 던지려 했던 건 아니었을 것"이라며 경기를 하다보면 나올 수밖에 없는 실투를 나승엽이 잘 노려친 것으로 정리를 했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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