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사사키 로키가 마침내 웃으면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를 로테이션에 끈질기게 붙들어 놓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모처럼 만족감을 나타냈다.
사사키는 18일(이하 한국시각)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을 4안타 1실점으로 막고 10대1 승리를 이끌며 시즌 2승을 따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7이닝을 던진 그는 평균자책점을 5.88에서 5.09로 대폭 낮췄다. 4점대가 눈앞이다. 최근 4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 4.30을 마크했다. 이제는 제법 선발투수답다.
들쭉날쭉했던 제구도 잡혔다. 메이저리그 선발등판 16번째 경기에서 처음으로 볼넷을 허용하지 않았다. 삼진은 8개를 잡아냈다.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찍은 경기였다.
투구수 91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69개로 76%나 차지했다. 공격적인 투구, 맞혀잡는 투구가 일품이었다. 특히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3타자를 공 5개로 잠재웠다. 7회 등판을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너무 일찍 끝내 버린 느낌이었다.
대신 직구 스피드는 다소 줄어들었다.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최고 97.7마일, 평균 96.6마일을 나타냈다. 평균 스피드는 시즌 평균(97.0마일)보다 0.4마일이 느렸다. 그러나 코너워크, 유인구 배합이 최고였다.
18개의 헛스윙을 유도해 이 부문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웠다. 주목할 점은 최근 오프스피드로 두 가지 구종을 던지는데 스플리터(18개)와 포크볼(11개) 모두 눈에 띄게 안정적이었다. 좀더 빠른 스플리터는 평균 88.4마일에 31%의 헛스윙을 유도했고, 86.2마일의 포크볼은 20%의 헛스윙 비율을 나타냈다.
사사키는 7회 투구를 마치고 들어오다 포수 돌튼 러싱이 말을 건네자 환하게 웃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1루쪽 다저스 응원석에서 기립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더그아웃으로 들어간 사사키는 동료들의 축하 인사를 받으며 시종 웃는 표정을 지었다. 사사키에게, 다저스 팬들에게 이런 광경은 처음이 아닐까 싶다.
1회말 1사 2루서 놀란 샤누엘을 86.6마일 포크볼을 바깥쪽 낮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장면, 5회 무사 1루서 로간 오하피를 96.7마일 한복판 직구로 2루수 병살타로 유도한 장면, 6회 1사후 마이크 트라웃을 초구 바깥쪽 슬라이더에 이어 2구째 몸쪽 직구로 중견수 플라이로 잡은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MLB.com은 '절대 오타가 아니다:그가 4구없이 7이닝을 던졌다(No, that's not a typo:Sasaki goes 7 innings with ZERO walks)'라는 제목의 기사로 사사키를 극찬했다.
그와 호흡을 맞춘 러싱은 "그가 앞으로 나아가는 건 정말 좋은 모멘텀이다. 동시에 그가 훨씬 좋아질 기회도 마련됐다. 오늘이 그의 최고가 아님을 안다. 또 지금까지 그가 가장 좋은 모습을 봤다는 것도 안다. 아직 힘이 남아있다는 게 믿음직하다. 그를 더욱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사사키는 "직구 스피드는 좀더 나왔으면 좋겠다. 오프스피드 구종은 좋게 느낀다. 계속해서 두 구종을 적극 활용할 것이고 더 좋은 모습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로버츠 감독은 "그가 스태프와 이야기를 하면서 문제점을 고쳐나가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빅리그 투수라는 걸 이젠 확신하는 것 같다. 그 열매를 지금 우리는 목격 중"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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