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이창용(27)은 미완의 거포다.
2021년 입단 후 6년 차임에도 1군 통산 20경기 출전이 전부다. 프로 커리어 대부분을 보낸 퓨처스리그에서는 '2군 본즈'라 불릴 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다. 전역 후 힘을 키워 강한 타구 스피드와 함께 복귀한 2024 시즌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중심타자로 맹활약 중이다.
올시즌도 변함이 없다. 팀의 4번타자로 꾸준히 출전하며 19일 현재 44경기 0.333의 타율과 장타율 0.480, 출루율 0.363, 6홈런, 36타점으로 남부리그 타점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18일 울산 웨일즈와의 원정경기에서는 수비에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오랜만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3,4,5회 집중된 타구를 무난히 잘 처리했다. 타석에서도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6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다.
1,3루 자원인 이창용은 그동안 거의 1루수로 정착해왔다. 부족한 수비보다 강한 타구를 생산할 수 있는 타격 재능을 극대화 하기 위한 조치.
하지만 이날 3루수 선발 출전은 눈여겨 봐야할 점이 있다.
삼성은 주전 3루수 김영웅이 햄스트링 2차 부상으로 복귀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 공백을 메우는 정도가 아니라 주전 못지 않은 맹활약을 펼쳐온 베테랑 전병우가 16일 KIA전에 오른쪽 정강이에 사구를 맞은 여파로 17일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날은 류지혁이 선발 3루수로 나섰다가 박계범이 3루를 이어받았다.
전병우 사구 여파가 오래갈 상황은 아니지만 살짝 지칠 때가 되기도 한 상황. 타격에 재능이 있는 이창용의 최소한의 3루 수비력을 확인하고자 하는 퓨처스리그 출전이었다.
'국민유격수' 삼성 박진만 감독은 확고한 원칙이 있다. 수비가 되지 않으면 1군에 올리지 않는다는 이다. 특히 내야수는 더욱 이 원칙이 지켜지는 편.
하지만 이창용은 2군에만 두기에는 타격 재능이 아까운 선수다. 특히 타자친화적인 라이온즈파크에서는 더욱 그렇다. 삼성 구단에서 지난 2024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김성경과 함께 MLB 드래프트 리그에 보낼 만큼 기대가 컸던 선수다. 빠른 스윙스피드로 타구 속도 170㎞ 이상을 만들 수 있는 파워히터.
다만, 수비 뿐 아니라 타격에서도 보완할 점이 있다. 바깥쪽 흘러나가는 변화구 유인구 대처다. '스위퍼의 시대'에 극복해야 할 과제다. 특히 투수의 집중력이 극대화 되는 찬스 상황에서 속느냐, 참느냐가 더 중요해진다. 커트라도 할 수 있으면 다음 공에 실투를 노릴 있다.
이창용은 올시즌 퓨처스리그에서 9볼넷, 32삼진으로 지난해 34볼넷, 75삼진에 비해 볼삼비가 악화됐다. 슬러거에게 삼진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지만, 비슷한 패턴에 번번이 당한다면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당장 콜업이 되지 않더라도 분명 시즌 첫 콜업 기회는 머지 않은 시간 내 찾아온다.
한번의 기회가 찾아올 때 '2군 본즈'라는 수식어를 떼고,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1군 무대에서 갑작스레 대타로 출전해도 결과를 낼 수 있는 타석에서 확실한 '자신만의 존'을 단단하게 구축하는데 포커스를 맞출 필요가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