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김하성(31·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 타격 침묵은 물론 장기인 수비에서까지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FA 재수'를 선택한 그에게 주어진 5개월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더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김하성은 19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 경기에 8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2타수 무안타 1볼넷 1삼진에 그쳤다. 지난 복귀전 이후 좀처럼 타격 페이스를 올리지 못하면서 시즌 타율은 5푼3리(17타수1안타)까지 떨어졌다.
이날 타석에서의 전반적인 무기력함이 아쉬웠다.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상대 선발 맥스 마이어의 5구째 89.4마일(약 144㎞) 스위퍼에 헛방망이를 돌리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0-6으로 뒤진 5회초 2사 후에는 차분하게 볼넷을 골라 출루했으나 후속타 불발로 득점엔 실패했다. 8회초에도 선두타자로 기회를 맞이했지만, 캘빈 포처의 2구째를 건드려 우익수 플라이로 힘없이 돌아섰다.
더욱 뼈아픈 장면은 수비에서 나왔다. 2회말 1사 후 제이콥 마시의 유격수 땅볼 타구를 포구하는 과정에서 공을 한 차례 떨어뜨리는 실책성 플레이를 범했다. 급하게 다시 잡아 1루로 송구했으나 주자는 이미 세이프 판정을 받은 뒤였다. 애틀랜타 벤치가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공식 기록은 마시의 안타로 기록됐지만, 평소의 김하성이라면 손쉽게 처리했을 타구였기에 아쉬움이 배가됐다.
이날 애틀랜타는 단 4안타의 극심한 빈타에 허덕인 데다, 마운드마저 JR 리치(4이닝 6실점)와 애런 부머(6실점)가 동반 폭발하며 마이애미에 0대12로 무기력한 대패를 당했다.
김하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4년 4,800만 달러(약 712억 원)라는 장기 계약 제안을 과감히 뿌리치고 애틀랜타와 1년 단기 계약을 맺는 승부수를 던졌다. 내년 자유계약(FA) 시장에서 2800만 달러(약 430억 원) 이상의 대형 계약을 따내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부상으로 시즌 상당 부분을 재활로 날려버린 지금, 김하성에게 남은 정규시즌 시간은 단 5개월에 불과하다. 현재 애틀랜타의 유격수 생산력은 리그 하위권(21위)까지 추락해 있어 구단이 김하성에게 거는 기대는 절대 가볍지 않다. 단순히 수비만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유격수 자리에서 20홈런-20도루를 위협할 수 있는 공격 생산성까지 동시에 보여줘야 시장에서 원하는 '430억 원'의 몸값을 정당화할 수 있다.
김하성에게 2026년 5월은 부상 복귀에 따른 '적응 기간'을 허락하지 않는 잔인한 시기다. 한 타석의 침묵과 하나의 수비 실수가 곧바로 자신의 가치와 직결되는 절박한 상황. '어썸킴'이 이 일시적인 흔들림을 잡아내고 남은 5개월 동안 반전의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