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눈은 흔히 정밀한 카메라에 비유된다.
외부에서 들어온 빛이 수정체와 각막이라는 렌즈를 통과해 망막이라는 필름에 정확히 초점을 맺어야 비로소 우리는 깨끗한 세상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든 이 초점이 망막에 정확히 맺히지 않아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상태가 발생하는데, 이를 통틀어 '굴절이상'이라 부른다. 이는 안과를 찾는 환자들이 호소하는 시력 저하의 가장 흔하고도 근본적인 원인이다.
굴절이상은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다. 가장 흔한 근시는 초점이 망막보다 앞에 맺히는 상태다.
안구의 앞뒤 길이(안축장)가 정상보다 너무 길거나 각막의 굴절력이 너무 강해 생기는데, 가까운 곳은 잘 보이지만 먼 곳은 흐릿하게 보인다.
반면 원시는 단순히 멀리 있는 것이 잘 보이는 상태가 아니다. 초점이 망막 뒤쪽에 맺히기 때문에 눈이 이를 보완하려 끊임없이 조절 근육을 사용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피로와 두통을 유발한다.
마지막으로 각막의 곡률이 일정하지 않아 빛이 한 점으로 모이지 못하는 난시는 사물을 왜곡하거나 번져 보이게 만들어 시각적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굴절이상이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아이들의 성장기 시력 발달에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는 사실이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안구가 성장함에 따라 굴절 수치가 급격히 변할 수 있다.
최근 휴대폰,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 사용 연령이 빨라지고 노출 시간도 늘어나면서 눈의 조절을 담당하는 모양체근이 경직되어 근시가 가속화되는 사례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부모님의 세심한 조절과 관찰, 대처가 더욱 중요해졌다.
만약 심한 원시나 난시를 방치할 경우, 뇌가 선명한 시각 자극을 받지 못해 적절한 시력발달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약시나 눈의 방향이 어긋나는 사시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약시는 시력 발달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성인이 되어 어떤 수술이나 안경으로도 시력을 회복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안구의 미세한 길이 차이나 굴절력의 변화가 한 사람의 평생 시력을 좌우하는 셈이다.
나이가 들며 찾아오는 노안 또한 조절력 약화로 인한 굴절이상의 일종이지만, 성장기 아이들의 굴절이상은 평생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다르다.
아이들은 세상이 원래 흐릿하게 보이는 줄 알고 불편함을 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가 가능해지는 만 3세와 학교 입학 전인 만 6세에는 반드시 안과 전문의를 찾아 정밀한 안저 검사와 굴절 검사를 받아야 한다.
우리 아이가 마주하는 세상이 원래부터 흐릿했던 것은 아닌지, 부모가 먼저 들여다보고 길을 열어주는 것이야말로 안과 의사가 당부하는 최고의 눈 건강 비결이다.
도움말=전주 온누리안과병원 사시클리닉 안효숙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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