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월드시리즈 3연패를 노리는 LA 다저스가 시즌 중반에 들어서면서 독주 체제를 굳히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다저스는 23(이하 한국시각)~25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 3연전을 2승1패의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며 최근 4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최근 12경기에서 9승3패를 올리며 33승20패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선두를 질주했다.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31승21패)와는 1.5경기차다.
다저스의 상승세를 이끄는 것은 물론 안정적인 투수력, 특히 최근 부쩍 힘을 내고 있는 불펜진이다. 25일 밀워키전까지 다저스 불펜은 38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홈에서 마운드까지의 거리가 60피트6인치(18m44)로 정착된 1883년 이후 다저스 구단 최장 기록이다. 이 부문 메이저리그 최장 기록은 1962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불펜이 작성한 45⅔이닝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원동력을 꼽자면 '타자' 오타니 쇼헤이의 분발이다.
3년 만에 투타 겸업으로 시즌을 시작한, 특히 '선발투수'로 더욱 힘을 내던 오타니가 5월 중순 이후 타격감을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부터 이날 밀워키전까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421(38타수 16안타), 2홈런, 12타점, 8득점, 11볼넷, 9삼진, 출루율 0.551을 기록했다. 0.233까지 떨어졌던 타율이 0.272까지 올랐다. OPS는 0.875로 이 부문 NL 13위로 점프했다.
물론 여전히 장타력은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다. 8홈런은 팀내에서도 3위에 불과하다. 28타점, 33득점 역시 팀내에서 각각 3위다. 오타니가 장타를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컨택트에 집중하는 타격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오타니의 홈런을 간절히 바라는 팬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오타니가 다저스 이적 후 마케팅 측면에서 그 가치가 더욱 올라간 것은 홈런 덕분이다. 그는 2024년과 2025년 각각 54개, 55개의 아치를 그렸다. 다저스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달성했고, 2년 연속 50홈런을 친 다저스 선수가 됐다. 2024년에는 59도루와 함께 역사상 첫 50홈런-50도루도 달성했다.
그런데 올시즌에는 '가물에 콩 나듯' 홈런이 나오고 있다. 5월 19경기에서 2홈런을 치는데 그치고 있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시즌 25홈런도 어렵다. 홈런이 줄면 득점, 타점도 동반 감소한다. 2024년에는 '타격'만으로 MVP에 올랐고, 지난해 3년 연속이자 통산 4번째 MVP에 오른 8할의 힘은 타격이었다.
그렇다면 올해 오타니가 4년 연속, 통산 5번째 MVP에 뽑힐 가능성은 훨씬 낮아지는 건 아닐까. 그렇지는 않다. '투수'로서 활약상이 기대치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8경기에서 49이닝을 던져 4승2패, 평균자책점 0.73, WHIP 0.84, 피안타율 0.163을 마크했다. 규정이닝서 4이닝이 부족하지만, 양 리그를 합쳐 유일한 0점대 평균자책점을 이어가고 있다. 8경기 중 5경기에서 자책점이 없었고, 지난 14일 샌프란시스코전까지는 7경기 연속 6이닝 이상, 2실점 이하로 던졌다. 올해 NL 사이영상 후보로 평가받는 이유다.
오타니는 투수로 나설 때는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일이 잦다. 스태미나 안배를 위한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오타니 간의 합의사항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다 지난 2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는 투타 겸업을 실시하며 모처럼 '완전체'의 위력을 발휘했다. 당시 리드오프 홈런을 쳤고, 5이닝 3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시즌 4승을 따냈다.
오타니는 오는 28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게임에 시즌 9번째 선발등판을 한다. 상승세의 타격감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이번에도 일주일 만의 등판인 만큼 타석에 들어설 공산이 커 보인다.
매일 출전하는 타자와 일주일에 한 번 등장하는 투수. 물리적으로 '타자' 오타니가 팬들에게 훨씬 압도적인 존재감을 선사한다. 그러나 우승을 원하는 로버츠 감독은 '투수' 오타니가 더 소중할 지도 모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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