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각 팀에서 모인 최고의 선수들과 태극 마크를 달고 우승을 위해 뛸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 현역선수로는 마지막이 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승엽 얘기다. 이승엽은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동메달,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년 WBC 4강,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등 각종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한국의 대표타자로 승리를 이끌어왔다. 그리고 이번 WBC를 마지막으로 국가대표를 물러날 예정이다.
그래서인지 대만 도류구장에서 진행된 2주간의 전지훈련에서 이승엽은 더욱 열정을 불태웠다.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배팅볼을 던져주기도 하고 항상 훈련에 앞장선다. 휴식시간도 짧다. 함께 훈련을 하는 이대호와 김태균이 타격훈련을 마치고 덕아웃에 잠깐 앉아 수건으로 땀을 닦고 있으면 이승엽은 어느새 미트를 끼고 수비훈련을 위해 햇볕이 내래쬐는 그라운드로 나가고 있다. 25일 마지막 훈련에선 특타까지 자청했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데 내일 쉬니까 컨디션을 조금이라도 더 올리기 위해 특타를 했다"고 했다.
이승엽을 처음보는 사람들은 죄다 그의 얼굴을 보고깜짝 놀란다. 얼굴이 타다못해 기미가 생긴 것. "괌에서부터 훈련을 열심히 했다"는 이승엽은 "선크림을 발랐는데도 이렇게 됐다. 대회 끝나면 병원에 가야지"라며 별 것 아닌 듯 웃었다.
"지금 2월 말인데 컨디션이 100%라고 하면 말이 안되지 않은가. 지금 많이 좋아지고 있는 상태지만 100%는 아니다"라는 이승엽은 "3월 2일이 첫 경기이니 두번의 연습경기를 통해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어떤 위치, 어떤 보직도 마다하지 않는다. "대타도 관계없고 벤치에서 시작해도 괜찮다"고 한 이승엽은 한마디로 자신의 말이 진심임을 알렸다. "나 개인을 위해 온게 아니라 대표팀을 위해 온거다."
마지막 국제대회가 WBC인 점이 그를 더 불태우게 한다.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은 병역에 대한 것 때문에 승부에 더욱 집착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WBC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경쟁을 한다. 경기 자체가 즐거움이고 영광이다"라고 했다.
시드니올림픽에서 마쓰자카를 상대로 때린 2루타, 1회 WBC 일본전서 날린 역전 투런포,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에서 이와세를 상대로 날린 극적인 투런홈런과 결승전의 선제 솔로포 등 국제대회에서 팬들의 가슴에 새겨진 이승엽의 활약상은 너무나 많다. "지금은 한국이 최고다"라고 한 이승엽이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선물할 장면은 어떤 모습일까.
도류(대만)=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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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 대표팀이 이승엽이 타격훈련을 하는 모습.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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