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경기인 네덜란드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는데요. 객관적인 전력이 몇 수 아래로 여겨졌던 팀에게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무너졌으니 대표팀 선수들의 표정이 정상일 리 없었습니다. 경기후 버스에 오르는 선수들에게 조심스럽게 경기평을 물어봤지만, 돌아온 답은 "죄송합니다"라는 말 밖에 없었지요. 반면, 이날 B조 최강으로 평가받는 한국을 물리친 네덜란드의 헨슬리 뮬렌 감독은 은근히 자기과시를 하더군요. 뮬렌 감독은 "한국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완전히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면서도 "투수들이 공을 낮게 던지면서 호투가 이어진게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며 자랑스러워했답니다. 대회 전부터 뮬렌 감독이 지난 2000년 SK에서 잠시 뛴 적이 있어 화제가 됐었는데요. 한국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는 표현이 의기양양하게 들리더군요.
★…네덜란드전을 앞두고 반가운 얼굴이 타이중 인터컨티넨털구장을 찾아 관심을 끌었는데요. 롯데 자이언츠에 몸담은 바 있는 커티스 정이었습니다. 2008~2010년 롯데에서 로이스터 감독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며 통역을 맡았던 커티스 정은 경기전 롯데 소속인 강민호 손아섭 등 옛 동료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더군요. 물론 한국 기자들과도 반갑게 악수를 했습니다. 커티스 정은 현재 텍사스 레인저스 극동아시아 담당 스카우트로 일한다고 하는데요. 아시아에서 열리는 WBC같은 큰 대회에는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커티스 정은 본부석 뒤 관중석에 자리를 잡고 한국과 네덜란드 선수들의 활약상을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대회전 신분을 위장해 한국의 연습경기를 훔쳐보다 발각됐던 대만의 전력 분석팀 '스파이'가 대만프로야구연맹(CPBL)의 해고 징계에서 벗어날 것 같다고 하네요. 지난달 합숙훈련 때 한국과 NC의 연습경기가 열린 도류구장에 잠입해 스피드건을 들고 한국 대표팀을 염탐했던 대만 대표팀의 전력분석원 4명은 국가적 망신을 시켰다는 이유로 CPBL로부터 해고의 위기에 처했었는데요. 최근 CPBL에서 "대만이 2라운드에 올라갈 경우 용서해 줄 것"이라는 약속을 했다는군요. 이 이야기가 한국 대표팀에까지 전해진 것인데요. 대만이 첫날 호주를 이기고 2라운드 진출이 유력해지면서 이 약속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죠. CPBL은 대표팀의 전력분석원이라는 개인적 사명감 때문에 '스파이 범죄'를 저지른 것이 그래도 기특하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과잉 충성이 때로는 약이 될 때도 있는 법이겠죠. 타이중(대만)=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