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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역사가 있다.'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인데 같은 조 경쟁자인 대만과 복병 네덜란드가 선전하는 바람에 한국은 몹시 궁색한 처지가 됐다.
결국 축구월드컵같은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자주 등장하는 경우의 수를 따지기 시작했다. 한국은 남은 호주, 대만전에서 받드시 이겨야 함과 동시에 대만을 5점차 이상으로 크게 이겨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한국은 WBC에서 기적같은 반전 드라마를 쓴 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대회에서 연출한 이른바 '콜드게임의 기적'이다.
당시 한국은 대만과의 1차전에서 9대0 완승을 거두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일본과의 2차전에서 김광현(SK)을 선발로 마운드에 올리고도 2대14로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하며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상대가 역사적인 숙적 일본이었기에 이번 네덜란드전 패배의 충격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국은 충격에 빠져있기는 커녕 곧바로 털고 일어났다. 이튿날 벌어진 중국과의 3차전에서 14대0으로 대승을 거두며 꺼져가던 희망의 불씨를 살린 것이다. 전날 콜드게임 패배의 치욕을 콜드게임 승리로 되갚았으니 극적인 효과도 한층 드높았다.
당시 콜드게임 승리의 주인공 가운데 선발 투수는 윤석민(KIA)이었다. 타선에서는 당시 투런 홈런을 터뜨린 이범호(KIA)가 현재 대표팀에서는 빠져 있다.
하지만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대거 14득점을 도왔던 정근우(SK) 김태균(한화) 김현수(두산) 이대호(오릭스) 등은 이번 대회에서도 타선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안다고 했다. 당시 대반전의 추억을 가진 이들이 다시 앞장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국 한국은 2009년 대만전 대반전을 발판으로 조 1, 2위 결정전에서 일본을 1대0으로 무찌르며 콜드게임 패배까지 설욕했다.
국내 야구팬들은 지금은 4년 전의 짜릿한 드라마를 다시 보고 싶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