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개막전선발 용병이 강세 바람직한가

기사입력 2013-03-25 09:15


넥센 나이트가 3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나서게 됐다. 올시즌에도 용병 투수들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지난 2009년 8개팀의 개막전 선발투수는 모두 국내 선수였다. 한화 류현진, KIA 윤석민, 롯데 송승준 등 국내 투수들이 한창 기세를 올리던 시절이다. 2008년 8월 베이징올림픽과 2009년 3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의 위상이 높아진 직후였는지 몰라도 토종 선수들이 외국인 선수들을 압도했다.

하지만 2010년부터 두 그룹간 격차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외국인 선수 엔트리에 투수들의 숫자가 많아지고, 개막전 선발도 외국인 투수들이 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6명, 5명, 4명의 외국인 투수가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2009년 KIA가 외국인 원투펀치 로페즈-구톰슨을 앞세워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자 이후 거의 모든 팀들이 겨울 동안 도미니칸윈터리그나 미국 대륙에 스카우트를 파견, 수준급 외국인 투수를 찾는데 몰입했다. 이로 인해 각 팀의 정보력과 예산면에서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시스템에 많은 성장이 있었던게 사실이다.

지난해에는 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엔트리 16명이 모두 투수로 채워졌다. 올시즌에는 이런 외국인 투수 강세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일단 NC가 엔트리 3명을 투수로 영입하면서 9개팀 외국인 선수 19명은 모두 투수가 됐다. 2년 연속 외국인 타자는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

외국인 투수가 국내 마운드를 장악해 버린 것이다. 올시즌 개막전 선발 투수를 살펴봐도 외국인 선수가 6~7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역대 개막전 선발 외국인 투수 최다를 기록했던 2010년의 6명을 넘어설 수도 있을 전망이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에이스인 나이트가 개막전 선발"이라고 이미 공표했다. 나이트는 2011년부터 3년 연속 개막전 마운드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한화는 지난해 마무리에서 선발로 보직을 바꾼 이후 '백조'로 거듭난 바티스타를 개막전 선발로 유력하게 검토중이다. 시범경기 마지막 두 경기서 합계 8이닝 2실점의 안정감을 보이며 신뢰를 쌓았다.

두산에서는 2m3의 최장신 투수 니퍼트가 3년 연속 개막전 선발이 확실시된다. 시범경기에서는 3경기에 등판해 16이닝 동안 4실점, 평균자책점 2.25의 호투를 펼쳤다. LG는 리즈 또는 주키치가 개막전 선발로 예상되는데, 시범경기에서 14⅔이닝 동안 6안타, 3실점, 평균자책점 1.29로 위력을 과시한 리즈가 확실해 보인다. LG도 한화와 마찬가지로 토종보다 '용병투수' 의존률이 높다.


SK의 새 외국인 왼손투수 조조 레이예스는 시범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0을 기록하며 개막전 선발이 유력한 상황이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SK는 새 외국인 투수 조조 레이예스가 에이스다. 시범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1.20을 기록한 레이예스는 이만수 감독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KIA는 윤석민과 김진우가 부상에서 재활중이라 소사와 양현종 서재응이 개막전 선발로 거론되고 있다. 소사는 2차례 시범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삼성은 새 외국인 투수 로드리게스와 윤성환 배영수가 개막전 선발 후보다. 시범경기서는 14이닝, 5실점, 평균자책점 3.21을 올린 배영수가 인상적이었다. 롯데는 송승준과 유먼의 2파전인데 순서가 관심이 될 뿐 한화와의 개막 2연전에 두 투수가 나서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신생팀 NC 김경문 감독은 아담 윌크, 찰리 쉬렉, 에릭 해커에게 1~3선발을 맡겼다. 시범경기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아담 또는 찰리가 개막전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NC는 3월30~31일 개막 2연전서는 휴식을 취하고 4월2일 창원서 롯데와 개막전을 갖는다.

이런 예상을 종합해 볼 때 9개팀 가운데 최소 6~7개 팀이 외국인 투수를 개막전 선발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투수의 강세는 그만큼 국내 투수들의 기반이 약함을 의미한다. 전체적인 실력 향상 측면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적지않은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고작 몇년을 뛰고 떠나는 외국인 선수보다는 국내 젊은 투수들이 에이스로 마운드를 장악해야 더욱 많은 팬들을 끌어들일 수 있고, 아마추어 유망주들에게도 의욕과 꿈을 심어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예전 우즈나 호세, 로마이어, 데이비스 등 강력한 파워를 뽐냈던 '용병 타자'를 그리워하기도 한다. 프로야구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투수 일색의 외국인 선수 구성에는 다소 문제가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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