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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이승엽은 홈런 페이스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찬스에서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며 팀공헌도를 높이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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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승엽의 타격감이 회복세로 돌아섰다.
이승엽은 25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 3번 1루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전날(24일)에 이어 이틀 연속 2안타를 때리며 타율을 2할5푼3리로 끌어올렸다. 2할대 초반에 머물렀던 타율이 2할5푼대를 넘어선 것이다. 이번 주 들어 출전한 5경기에서 21타수 9안타(타율 0.429)를 때렸다. 지난주 NC와의 원정 3연전서 기록한 11타수 무안타의 부진에서 완벽하게 벗어났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조금은 아쉬운 대목이 있다. 바로 홈런이다. 올시즌 들어 그의 시원한 홈런포를 구경하기 힘들어졌다. 지난 11일 포항 KIA전에서 시즌 3호 홈런을 터뜨린 이후 12경기에서 대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4월17일 포항 SK전에서 시즌 2호 홈런을 친 뒤에도 무려 23일 동안 홈런포가 침묵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이승엽의 올시즌 홈런수는 10개 안팎에 그치게 된다. 이승엽이 국내 무대에서 기록한 시즌 최소 홈런은 지난 96년의 9개다.
또 양준혁이 가지고 있는 개인통산 최다홈런 기록(351홈런) 경신도 늦춰질 수 있다. 이날 현재 통산 348홈런을 기록중인 이승엽은 4개의 홈런을 추가해야 양준혁을 넘어서게 된다. 이 부분에 대해 류중일 감독은 "올해 안에는 치겠지만, 생각보다 빨리 칠 수도 있고 아예 늦춰 칠 수도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승엽이 몰아치기에도 능하지만 지금의 장타 감각으로는 홈런을 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이승엽의 타격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맞는 순간 홈런이 될 것 같은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히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배트스피드나 힘이 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류 감독도 이에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승엽의 타격을 단순히 홈런 측면에서만 바라볼 수는 없다. 중심타자로서의 클러치 능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날 현재 이승엽의 득점권 타율은 2할9푼4리이며, 주자가 있을 때는 3할2푼5리를 쳤다. 5월 들어서는 득점권에서 3할3푼3리, 주자 있을 때는 3할5푼1리의 타율을 기록하며 찬스에서 더욱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굳이 홈런을 치려고 무리하게 배트를 휘두르지 않는다는 봐야 한다.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함으로써 팀공헌도를 높이고 있다는 의미. 바로 이승엽의 생존전략이며 존재감이다.
이날 한화전에서도 주자가 없을 때 4타수 1안타를 친 뒤 9회초 2사 1루서 사이드암스로 임기영의 바깥쪽 공을 가볍게 밀어쳐 좌중간 깊숙한 곳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리며 주자를 불러들였다. 전날 경기 8회 1사 1루서는 한화 왼손투수 윤근영으로부터 141㎞짜리 직구를 받아쳐 깨끗한 중전안타로 타점을 올렸다. 이날 현재 이승엽은 타점 30개로 이 부문 8위에 랭크돼 있다. 산술적으로 계산한 이승엽의 시즌 타점수는 96개. 100타점도 가능하다는 소리다.
물론 최근 상승세를 탄 타격감을 바탕으로 몰아치기를 발휘한다면 홈런 페이스에 속도를 붙일 수도 있다. 이럴 경우 타점수를 더욱 높일 수 있겠지만, 굳이 장타를 염두에 두고 타석에 들어서지는 않는다게 이승엽의 생각이다. SK 최 정, 넥센 박병호 등 후배들의 홈런 경쟁을 느긋하게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이르게 된 것도 바로 클러치 능력에서 기인한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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