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표정한 정대현, 그의 변화구가 꿈틀거린다

기사입력 2013-05-29 12:00


롯데 정대현이 다시 마무리로 돌아갈 것이다. 요즘 그는 많이 맞았던 4월과는 수준이 다른 공을 뿌리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3.31/

롯데 자이언츠 정대현(35)은 국내야구의 대표적인 포커페이스 중 한 명이다. 마운드에 오르면 표정 변화가 없다. 잘 던질 때와 두들겨 맞을 때가 구분되지 않는다. 항상 그의 표정은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다. 타자들은 그런 정대현의 무표정에 질린다.

2013시즌 초반, 정대현은 흔들렸다. 그의 불편한 심기가 얼굴에 드러날 정도였다. 4월까지 총 7경기에 구원 등판, 5실점했다. 평균자책점이 7이 넘었다. 맞아도 너무 맞았다. 정대현 스스로 납득하기 힘들다는 식으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는 22일 2군으로 내려갔다가 재활군과 2군을 거쳐 22일 만에 1군으로 돌아왔다.

정대현의 최근 경기력은 4월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예전 그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대현이 돌아와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주기 시작했다. 그는 롯데 투수진의 고참급 선수다. 또 팀내 투수 중 최고 연봉자(5억원)이다. 그가 그동안 국가대항전과 프로무대에서 보여주었던 활약상으로 인해 후배들이 의지하는 부분이 크다.

정대현의 원래 자리는 마무리였다. 지금은 중간 불펜이다. 정대현이 힘들어 자리를 비웠을 때 김성배가 마무리를 대신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정대현이 올라왔지만 바로 김성배에게 주어진 마무리 역할을 빼앗지 않았다. 자연스런 역할 조정을 할 때가 있을 거라고 한다.

정대현은 5월 6경기에서 1실점, 평균자책점이 1.35였다. 지난 19일 SK전부터 25일 넥센전, 28일 두산전까지 무안타 행진이다.

정대현은 요즘 다시 타자들이 치기 까다로운 공을 던지고 있다. 지난달 그가 던진 공은 타자들의 입맛에 딱 맞는 공이 많았다. 빠르지 않고 회전이 덜 걸린 상태에서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았다.

그랬던 정대현의 공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는 원래 구속이 빠르지 않았다. 직구 최고 구속이 130㎞대 중반이다. 하지만 스트라이크를 잡을 때 스트라이크존 가장 자리에 꽂는다. 이 공이 한두개 정도만 가운데로 몰리면 4월 처럼 안타를 맞는다.

정대현의 구위가 좋을 때는 타자들이 헛스윙을 많이 한다. 28일 부산 두산전에선 8회초 두산 4번 타자 홍성흔과 5번 윤석민이 두번씩 헛스윙을 했다. 정대현은 볼카운트가 유리할 때 타자를 현혹시키는 공을 잘 던진다. 커브와 싱커 그리고 슬라이더다. 정대현의 커브는 솟아오르면서 끝에는 약간 오른 타자의 바깥쪽으로 흘러야만 효과가 있다. 4월엔 이 커브가 밋밋한 직구 처럼 똑바로 날아왔다. 그래서 많이 맞았다. 하지만 지금은 커브가 마지막에 솟아오르고 있다. 반대로 싱커는 공 끝이 살면서 타자 바로 앞에서 밑으로 떨어진다. 슬라이더는 바깥쪽으로 빠르게 달아난다. 4월의 정대현을 생각하고 만만하게 타석에 들어섰던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기 마련이다.


그는 다시 자신의 감정을 무표정으로 감추고 있다. 부진했던 4월, 그에게 많은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정대현도 세월 앞에 장사없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그때도 정대현은 말을 아꼈다. 그는 원래 말수가 많지 않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나중을 위해 아껴둔다.

정대현은 마무리로 돌아갈 것이다. 그 시점은 큰 의미가 없다. 시즌 전 세워 놓았던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게 롯데가 연출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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