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유희관, 생애 첫 퀄리티 스타트와 최다 이닝 투구로 생일 자축

기사입력 2013-06-02 20:18


1승 1패로 맞서고 있는 두산과 넥센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2일 잠실 야구장에서 펼쳐 졌다. 두산 유희관이 선발 등판 넥센 타선을 상대로 역투를 하고 있다. 유희관은 올시즌 20경기에 나와 2승 1패 1세이브 3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3.06.02/

'느림의 미학'이라는 클리쉐를 더 이상 인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훌쩍 성장했다. 두산 유희관 얘기다.

유희관은 2일 잠실 넥센전에서 올 시즌 3번째로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올슨과 이용찬 등 선발 자원이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급하게 '땜방 선발'로 나서고 있는 유희관은 직구 최고 구속이 130㎞에 그친다. 이날 최고 구속도 135㎞. 프로 선수라고 하기엔 조금 민망한 수준이다.

하지만 제구력 하나만큼은 일품이다. 구속이 낮아도 컨트롤만 제대로 된다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진리 아닌 진리를 그대로 보여주는 이가 바로 유희관이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넥센 염경엽 감독은 유희관의 최근 투구 분석표를 꼼꼼이 살피며 "가운데에 몰리는 공이 단 하나도 없을 정도로 제구가 좋으니, 낮은 스피드에도 불구하고 몸쪽 승부를 거침없이 하는 것 같다"며 경계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직구와 체인지업으로 곧잘 삼진을 잡아내니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초반에는 유희관의 부담감이 커 보였다. 1회초 서건창과 이택근, 박병호, 강정호 등 넥센 중심 타선에 연달아 안타를 허용하며 3점을 헌납했다. 하지만 이성열을 1루 땅볼로 잡아낸데 이어, 3루로 귀루하던 강정호까지 더블 플레이로 잡는 야수들의 호수비 이후 힘을 냈다.

2회부터 7회까지 이렇다 할 위기 한번 겪지 않는 효과적인 투구로 넥센 타선을 꽁꽁 묶었다. 제구력이 뒷받침 된 130㎞대의 직구와 구석구석을 찌르는 체인지업으로 마운드를 지배한 유희관은 7이닝동안 112개의 공을 던지며 3실점, 데뷔 이후 최다 이닝과 투구수 그리고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까지 3개의 기록을 한꺼번에 써가며 호투를 자축했다.

유희관의 호투 속에 타선도 힘을 냈다. 2회 윤석민의 투런포로 3-3 동점을 만든데 이어 3회 민병헌의 투런포까지 터지며 역전에 성공하는 등 장단 13안타로 11점을 뽑아내며 유희관에서 시즌 3승째를 안겨줬다.

경기 후 유희관은 "내 피칭보다 점수를 많이 내준 타자들에게 감사한다. 3회 민병헌의 투런 홈런이 터지며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1회 너무 의식을 했던 것이 3실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후 더 집중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애 첫 퀄리티 스타트 달성보다는 팀 승리와 함께 불펜 투수들에게 여유를 줘 더 기쁘다. 그리고 어제 생일이었는데, 내 자신에게 선물을 준 것 같아 조금은 대견하다"며 웃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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