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승을 달리는 KIA가 2연패를 기록 중인 SK와 만났다. 14일 광주무등구장에서 KIA와 SK가 주말 3연전을 펼친다. 경기 전 KIA 최희섭이 배팅 훈련을 하고 있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6.14
"몸이 커서 여름철에 더 힘들어 하나봐."
최근 뙤약볕 아래서 훈련하는 선수들을 지켜보던 KIA 선동열 감독이 불쑥 꺼낸 말이다. 선 감독의 시선 끝은 팀내에서 가장 큰 체구를 지닌 최희섭을 향해 있었다. 최희섭의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던 끝에 여름철 무더위와도 관계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선 감독이 걱정할 만한 이유가 있다. 최근 전반적으로 좋아지고 있는 팀 타선의 분위기 속에서 최희섭은 약간 동떨어진 듯 했기 때문이다.
최희섭 본인은 "더위와는 상관이 없다"고 한다. "더울 때는 나뿐만 아니라 누구나 지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타격감이 급격히 저하되는 것은 아니다. 그저 타이밍이 잘 안맞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더위와는 상관이 없지만, 분명 최근 페이스가 저조하다는 것은 최희섭도 알고 있다.
시즌 초반 이범호가 부진할 때 팀의 기둥 역할을 해줬던 최희섭이다. 시즌 타율은 2할7푼4리이고, 10홈런 40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과 타점 모두 팀내 3위 기록. 이름값은 잘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 10경기만 따로 떼어내보면 최희섭의 침체를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6월 19일부터 11일 현재까지 KIA는 거의 한 달 동안 10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다. 우천 취소와 휴식일정 등이 겹친 까닭이다. 들쭉날쭉한 일정은 타자들에게 불리하다는 것이 야구계의 정설이다. 타격 리듬이 뒤죽박죽 흔들릴 수 있다.
이와 같은 악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겪은 인물이 최희섭이다. 이 10경기에서 최희섭의 타율은 고작 1할9푼4리(36타수 7안타)였다. 홈런은 하나도 치지 못했고, 타점은 겨우 3개 뿐이다. 4번타자 나지완 역시 타율은 2할(30타수 6안타)로 부진했지만, 그래도 3홈런 10타점을 기록해 한번 제대로 걸리면 타점을 쓸어담는 클러치 능력은 유지하고 있었다.
반면 나지완 최희섭과 비슷한 장타력을 지닌 이범호는 펄펄 날았다. 이범호는 10경기 동안 타율이 무려 3할7푼2리(43타수 16안타)나 됐고, 6홈런 12타점을 추가했다. 엄청난 괴력을 여름철에 집중한 것이다. 사실 이범호 뿐만 아니라 신종길(10경기 타율 0.343)이나 김선빈(10경기 타율 0.390) 김주찬(10경기 타율 0.341)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심지어 올해 데뷔 후 최악의 타격감으로 고생하고 있는 안치홍마저 최근 10경기에서는 3할2푼4리(37타수 12안타)로 살아나는 기미를 보여줬다.
KIA가 양현종, 이용규의 부상 이탈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5할 이상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결국 이런 타선의 활발함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KIA 공격은 지금이야말로 뜨거운 호황기를 맞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 속에서 끝내 아쉬운 것이 바로 최희섭의 활약이다. 물론 책임감이 강한 최희섭 역시 자신이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더불어 자신이 나지완, 이범호와 함께 중심타선에서 다시 파괴력을 보인다면 단숨에 팀의 상승세를 이끌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그래서 묵묵히 배트를 휘두르고 또 휘두르는 중이다. 김용달 타격코치와의 면담도 잦아졌다. 딱히 타격 슬럼프 탈출의 정답이 정해져있지는 않다. 최희섭은 그래서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 슬럼프를 탈출하려고 하는 중이다. 휴식기를 보낸 최희섭은 과연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