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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다저스 류현진은 이제 팀내에서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 못지 않은 대접을 받는 거물이 됐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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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A를 줘도 아깝지 않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11일(이하 한국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등판을 마지막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이날 5이닝 7안타 5실점의 부진을 보이며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특별한 부상없이 자신의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면서 다저스의 주축 선발로 자리잡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풀타임 선발로 각광받은 동양인 투수로는 노모, 마쓰자카, 다르빗슈 등 일본인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때문에 한국인 출신의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정복에 성공하면서 미국 대륙에 다시 한번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였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사실 지난해말 다저스가 류현진을 영입하기 위해 2500만달러의 포스팅비를 내고 6년간 총액 3600만달러에 계약할 때만 해도 미국 전문가들은 '무리한 투자'로 결론날 것이란 성급한 전망을 내놓았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혀 없는 무명의 한국인 투수를 바라보는 콧대높은 그들의 시선이 고울 리는 없었다. 스프링캠프때 류현진이 러닝 훈련에서 꼴찌를 하자 흡연 문제를 부각시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류현진은 특유의 넉살과 여유만만함으로 자연스럽게 메이저리그에 녹아들었다. 시즌 시작과 함께 선발투수로 제 몫을 해내자 보수적인 LA 지역 언론조차 '대접'을 해주기 시작했다. 데뷔전이었던 4월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6⅓이닝 동안 10안타를 맞았지만 3실점으로 막아낸 류현진은 이후 꾸준히 6이닝 이상을 책임질 수 있는 안정적인 선발투수라는 이미지를 심었다. 5월1일 콜로라도전에서는 6이닝 동안 삼진 12개를 잡아내며 '닥터K' 면모도 과시했다. 5월29일 LA 에인절스전에서는 9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마침내 첫 완봉승을 따내며 미국 전역에 이름을 드높였다.
지금 류현진에 대해 체력이나 흡연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든 것은 성적이 말해준다. 18번 선발등판해 7승3패,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했다. 이날 부진으로 2점대 평균자책점이 무너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내셔널리그 17위에 해당하는 수준급 수치다. 또 14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리그 7위이며 116⅔이닝은 리그 16위에 해당한다. 어느 팀에 갖다놓아도 2,3선발은 된다는 이야기다.
즉 류현진의 팀내 위상은 커쇼 다음으로 보면 된다. 커쇼가 올스타전에 나가기 때문에 어쩌면 류현진이 후반기 1선발로 나설지도 모른다. 비록 이날 애리조나전에서 올시즌 최악의 피칭을 했지만, 돈 매팅리 감독의 신뢰에는 흔들림이 없다. 팀워크 측면에서도 류현진은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쿠바 출신의 괴물 야시엘 푸이그나 3루수 후안 유리베,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 등이 류현진과는 절친이다.
신인왕 경쟁에서도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전반기 내내 신인왕 평가 1위를 지켰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셸비 밀러도 이날 휴스턴전에서 5이닝 5안타 3실점으로 고전하며 승수 추가에 실패했다. 밀러는 18경기에서 9승6패, 평균자책점 2.92로 전반기를 마쳤다. 다승과 평균자책점에서는 밀러가 앞서지만, 선발투수의 주요 덕목인 퀄리티스타트와 투구이닝에서는 류현진이 한참 위다. 밀러는 퀄리티스타트가 8번 밖에 안되며, 6이닝 이상 투구도 9번에 불과하다. 투구이닝은 104⅔이닝으로 내셔널리그 37위에 머물러 있다.
류현진의 후반기 활약상에 따라 신인왕 경쟁 판도가 충분히 바뀔 수 있다. 리그 MVP나 신인왕은 팀성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다저스가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한다면 류현진의 팀 공헌도 역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다저스는 전반기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에서 12승6패를 기록했다. 다저스 입장에서는 승리를 부르는 한국인 투수에게 감사의 뜻을 전해도 될 만한 성적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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