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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에게 '마무리 잔혹사'는 정녕 벗어날 수 없는 굴레인가.
타선도 힘겹게 역전을 만들어냈다. 1회말에 1점을 뽑은 뒤 5회와 6회에 각 1점씩 추가해 3-2로 전세를 뒤집었다. 한화의 허약한 타선을 감안하면 1점차 리드는 그리 나쁘지 않다. 게다가 김진우의 뒤를 이어 나온 불펜진도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임준섭(⅓이닝 1볼넷 무실점)-신승현(⅔이닝 1안타 무실점)-박지훈(1이닝 퍼펙트)이 7회와 8회를 잘 지켜줬다. 승리가 눈앞으로 바짝 다가온 순간이다.
현대야구에서 이기는 경기의 마지막 순간을 완성하는 클로저, 즉 마무리 투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안정적인 마무리 투수를 보유한 팀과 그렇지 못한 팀의 전력차는 엄청나게 벌어진다. 벤치의 다양한 작전과 변화무쌍하게 흐르는 경기 막판, 흔들림없는 마무리 투수가 있는 팀은 상대팀에 엄청난 압박감을 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각 팀의 사령탑은 매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과연 어떤 투수를 마무리로 쓸 것인지를 신중히 고려하게 된다. 삼성이나 넥센처럼 기존에 이미 확실한 마무리 투수를 보유한 팀의 감독들은 고민을 덜 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팀들의 수장들은 여러 선택지를 눈앞에 두고 심사숙고를 거듭한다. 또 막상 한 명을 고른다고 해도 그 투수가 시즌 끝까지 기대에 부흥하리라는 법도 없다. 그런 면에서 보면 운도 일정부분 따라야 한다.
선 감독 역시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마무리 투수 결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해 KIA는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는 바람에 무려 18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8개 구단 최다 블론세이브였다. 이것이 4강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봤던 선 감독은 결국 지난해 선발로 뛰었던 외국인 투수 앤서니를 마무리로 전환하는 실험을 했다.
이 결정은 꽤 성공을 거두는 듯 했다. 앤서니가 무려 20개의 세이브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정성 측면에서는 불합격이었다. 평균자책점이 4.50이나 됐고, 블론세이브도 4개나 있었다. 이런 마무리는 믿고 쓰기 어렵다. 결국 선 감독은 고심끝에 7월들어 '마무리 교체'라는 또 하나의 강수를 뒀다. 이번에 선택받은 선수는 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영입한 송은범이었다. 송은범은 지난 6일 광주 롯데전에서 세이브를 따냈다.
송은범은 분명 좋은 마무리가 될 수 있는 자질을 지녔다. 150㎞에 육박하는 강력한 직구를 지녔고, 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좋다. 게다가 배짱도 두둑하고 경험도 꽤 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몸상태가 좋지 못하다. 그렇다면 굳이 송은범에 미련을 둘 필요가 없을 듯 하다. 비록 2년차이긴 해도 박지훈이 구위를 회복한 만큼 새로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일단 '송은범 마무리' 카드는 한번 실패했다. 과연 선 감독이 계속 송은범에게 믿음을 줄 지 아니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지 주목된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