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위 두산의 예상치 못한 부진이 프로야구 판도를 다시 한 번 뒤흔들고 있다. 두산은 주말 최하위 한화와의 2연전에서 모두 패했다. 4강 싸움이 다시 혼전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또 하나, 이로써 선두 싸움은 삼성과 LG의 2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삼성 류중일 감독과 LG 김기태 감독은 아직까지 정규시즌 우승에 대한 열망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지는 않다. 양팀의 전력차가 거의 없고, 승차마저 크지 않아 앞으로의 판도를 쉽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 감독의 괜한 말 한 마디가 선수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양팀 모두에 정규시즌 우승은 꼭 필요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정규시즌 우승 타이틀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국내 구단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정규시즌 우승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의 한 과정일 뿐인 게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포스트시즌 특성상, 한국시리즈 직행 팀이 우승을 차지할 확률은 매우 높다. 밑에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혈전을 치르고 올라온 팀들은 한국시리즈에서 체력적 한계를 노출할 수밖에 없다. 선수들은 "포스트시즌 한 경기를 치르는 건 정규리그 10경기를 뛰는 것과 똑같다"며 혀를 내두른다. 지난 2년 간 삼성의 우승 과정이 모두 그랬다. 삼성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선수 운용을 가져갔다면, 상대였던 SK는 없는 전력을 짜내고 짜내는 형식이었다. 결과는 두 번 모두 삼성의 손쉬운 승리.
삼성, LG가 갖고있는 약점은
양팀 모두에 꼭 우승이 필요한 이유, 체력적인 부분 외에 또 하나가 더 있다. 양팀 감독이 똑같이 고민할 수밖에 없는 약점이다. 가장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는 삼성과 LG에 무슨 약점이 있겠냐고 할 수 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특별히 노출될 만한 약점이기에 주목해야 한다.
확실한 원투펀치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양팀의 선발진은 기본적으로 뛰어나다. 특히, 선두 삼성의 경우 확실한 토종 선발만 4명을 보유하고 있다. 장원삼-윤성환-배영수-차우찬에 외국인 투수 밴덴헐크까지 5선발 체제가 안정적이다. LG 역시 괜찮다. 리즈와 우규민이 새로운 원투펀치로 거듭난 가운데 류제국이 로테이션을 잘 소화해주고 있고, 신정락도 제 역할을 다해주고 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선봉으로 출전시킬 원투펀치를 고르라면 양팀 모두 애매한 상황이다. 삼성의 경우, 선발진의 무게감이 큰 차이가 없다. 특히, 토종 선발진의 경우 구위로 상대를 윽박지르기 보다는 정교한 제구와 변화구로 상대를 유인하는 스타일. 아무래도 큰 경기에서는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강력한 구위를 가진 선발투수가 유리하다.
LG의 경우에는 1선발 리즈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지만, 리즈의 경우 안정감 보다는 불안감이 먼저 떠오르는 게 사실이다. 평소에도 급격하게 제구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긴장감이 몇 배나 큰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흔들릴 가능성이 더욱 높다. 두 번째 카드도 마찬가지. 승수나 페이스로는 우규민이지만 현장에서는 강심장 류제국이 더욱 괜찮은 카드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어찌됐든, 큰 경기에서는 확실한 원투펀치를 보유한 팀이 매우 유리하다. 단기전이기 때문에 아무리 전력이 강한 팀이라도 시리즈 초반 경기들을 내주면 분위기에 휩쓸려 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삼성과 LG보다는 니퍼트-노경은의 두산, 유먼-옥스프링의 롯데가 상대적으로 단기전에서는 더욱 유리해 보인다.
그래서 정규시즌 우승이 필요하다. 일단,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고 오는 팀들은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진 채로 한국시리즈에 올라올 확률이 크다. 정규시즌 우승팀이 1차전에 에이스를 냈는데, 상대팀은 사정상 2, 3선발을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허다했다. 또, 원투펀치가 약하다는 약점을 1+1 선발 형태 등의 용병술로 극복할 수 있다. 많아야 7경기이기 때문에 엔트리에 있는 전력을 총동원할 수 있다. 삼성이 지난 2년간 1+1 선발 용병술로 재미를 본 것도 결국은 한국시리즈에 선착해 여유있게 전력 구상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