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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류중일 감독(50)과 LG 김기태 감독(44)의 친분은 남다르다. 사석에서는 형-동생으로 서로를 부른다. 현역 시절 둘의 인연은 김 감독이 쌍방울을 거쳐 삼성으로 옮긴 99년 류 감독과 한솥밥을 먹으면서 본격화됐다. 류 감독이 은퇴후 지도자로 변신한 뒤로는 2000~2001년 코치와 선수로 역시 삼성서 동고동락했다. 사령탑 신분으로 다시 만난 후에도 둘은 여전히 친밀함을 과시한다. 잠실이든 대구든, 두 팀이 만날 때면 경기전 서로를 감독실로 초대해 이야기꽃을 피운다.
그러나 승부는 승부고, 친분은 친분이다. 이날 LG는 전날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지그재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1번 박용택부터 9번 오지환까지 선발 9타자가 좌-우 순서대로 배치됐다. 삼성 왼손 선발 차우찬을 공략하기 위한 김 감독의 전략. 반면 삼성은 라인업보다는 배터리에 변화를 줬다. 선발 차우찬의 포수 파트너로 진갑용을 선택했다. 류 감독은 "올해 차우찬 선발때 갑용이가 마스크를 쓰는건 오늘이 처음"이라며 "지난번 대구에서 차우찬이 중간으로 들어갔을 때 진갑용과 호흡을 맞춰 아주 잘 던졌다"고 소개했다. 차우찬은 지난 3일 대구 KIA전서 6회 등판해 1⅓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적이 있다. 당시 포수가 진갑용이었다. 이날 LG를 상대로 당시 느낌 그대로 가보자는 것이었다. 삼성이 필승 배터리를 낸데 대해 LG가 필승 라인업으로 맞대응한 셈이었다.
다른 곳에서 갈라진 승부
그러나 승부의 주연은 LG 선발 리즈였다. 삼성 타선을 압도하며 팀에 승리를 안김과 동시에 두 차례 아찔한 사구로 경기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도 했다. 6이닝 동안 3안타와 4사구 5개를 내줬지만, 삼진 7개를 곁들이며 2실점으로 막아냈다. 특히 3-1로 앞선 6회 무사 1,2루서 삼성 정형식 박한이 최형우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160㎞에 이르는 빠른 공으로 잠실팬들을 매료시켰다. 그리고 LG는 3-2로 앞서 있던 7회 삼성의 주축 불펜 안지만을 상대로 2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끌어왔다. 1사후 정성훈의 2루타, 이병규의 고의4구까지는 삼성으로서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현재윤의 3루쪽 번트 타구를 안지만이 잡았다 놓치는 바람에 만루가 돼 버렸다. 기록상 내야안타였지만, 안지만은 곧이어 이병규(배번 7)에게 2타점 좌전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삼성은 8회 잡은 기회에서 LG 불펜을 상대로 2점을 만회했으나, 마무리 봉중근의 아성을 끝내 넘지는 못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