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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가 2013년 남은 기간 동안 할 일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10일 현재 남은 20경기를 잘 마치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2014시즌을 위한 '리빌딩(전력보강)'이다. 이 둘 중에서 비중을 따지자면 리빌딩에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실제로 롯데 구단도 이미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쯤 되면 롯데는 올해의 실패를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구단 경영진과 선수단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1년 전 이맘 때, 롯데는 FA 홍성흔과 김주찬을 잡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 잡지 못했다. 홍성흔은 두산, 김주찬은 KIA로 갔다. 역시 결과적으로 평가했을때 홍성흔을 데려간 두산은 지금 4강권 안에서 선두 경쟁을 하고 있으니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반대로 김주찬을 데려간 KIA는 팀 성적 부진으로 영입의 효과를 제대로 봤다고 보기는 어렵다. 홍성흔과 김주찬을 놓친 롯데는 올해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마운드를 앞세운 '지키는 야구'를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팀 평균자책점(3.97)은 2위지만 블론세이브(19개) 1위를 달렸다. 타선은 팀 홈런(47개)이 크게 줄면서 화끈한 맛이 떨어졌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방망이를 앞세운 공격 야구를 해왔던 팀이다. 최근 2년 사이에 4번 타자 이대호(일본 오릭스) 홍성흔이 연달아 빠지면서 롯데의 팀 컬러가 변하고 말았다.
롯데는 11월 국내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거포 영입에 실패할 경우 외국인 타자 영입도 검토할 수 있다. 최근 2년간 국내 야구는 외국인 선수(2명) 한도를 모두 투수로 채웠다. 타자는 성공 가능성과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올해 국내야구에서 외국인 투수들의 성공 확률은 예전 만큼 높지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외국인 타자에 대한 거부감이 높다. 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일부에선 롯데가 과거 처럼 공격적인 팀 컬러로 돌아간다고 해도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출 지에 의문을 달았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게 지난 1992년이었다. 이후 1995년과 1999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에 올라갔지만 각각 OB(현 두산)와 한화에 져 준우승에 그쳤다.
이후 롯데는 2000년 초중반 암흑기를 거쳤다. 그리고 2000년대 말부터 다시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롯데는 팬들로부터 다른 구단 처럼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고 비난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랬던 롯데도 2000년대 중반부터 달라졌다. 삼성, SK, LG 처럼은 아니지만 선수단 운영에 매년 300억원(추정) 가까운 돈을 쓰고 있다.
그런데 롯데는 아직 전성기라고 할만한 황금시대가 없었다. 해태(현 KIA)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군림했다. 그후엔 현대→삼성→SK→삼성이 차례로 국내야구판을 주도했다.
지금 롯데가 하고자 하는 리빌딩에서 빠트리지 말아야 할 건 두 가지다. 첫째는 하고자 하는 야구의 색깔을 분명히 정하고 그것에 맞는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롯데가 지난해 정한 '지키는 야구'는 정상권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밟아야 할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갑자기 내년부터 지키는 야구 대신 공격적인 야구를 펼치겠다고 선언하더라도 우승하기는 어렵다. 다른 하나는 리빌딩이 코앞의 내년이 아닌 좀더 먼 미래를 보고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롯데 수뇌부는 앞으로 몇 년 안에 롯데 자이언츠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겠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어야 한다. 지금 이미 그 우승으로 가는 지도를 그려놓았다면 제대로 가고 있는 지 냉정하게 살펴볼 시간이 됐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