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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돌을 던져 두 마리의 새를 잡는 것. 결코 쉽지 않다. 그게 얼마나 어렵고 희귀한 일이었으면 사자성어로까지 만들어졌을까.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만약 성공했을 경우 돌아오는 보상은 두 배다. 때문에 '일석이조'를 위한 계책은 치명적인 유혹과 같다. 딜레마는 여기서 발생한다.
3차전까지 치러본 결과 역시 큰 경기에서는 '모험'보다는 '안정'이 한층 바람직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넥센과의 1, 2차전. 김 감독이 김현수를 4번 1루수로 기용한 데에는 나름의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포스트시즌은 단기전 승부다. 여유는 사치다. 할 수만 있다면 초반에 최상의 카드를 다 써서 이겨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계책이라고 해도 언제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의 컨디션이나 큰 경기에 대한 부담감 등 수치화되기 어려운 외부 변수 때문이다. 결국 1, 2차전에서 김현수는 8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고 말았고, 두산은 2경기 모두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김현수 4번 1루수' 카드는 너무 많은 것을 노리다가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한 케이스다.
다행히 두산 벤치는 뒤늦게나마 이런 실수를 깨달았다. 김현수는 낯선 1루 포지션에서 팀 타선의 핵심인 4번 타자까지 맡다보니 너무 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만약 1차전에서 빗맞은 안타라도 하나 나왔다면 부담감이 사라졌을 텐데, 불행히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8타수 무안타'의 중압감이 김현수를 짖누르고 있었다.
3차전을 앞둔 김 감독은 이런 상황이 되자 욕심을 버리고 '순리'를 택했다. 한가지 수로 여러가지 결과를 얻기보다 원래 해왔던대로, 다소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순리에 맞게 팀을 운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김현수가 가장 많이 나왔고, 그만큼 익숙한 '3번 좌익수' 카드로 라인업을 바꾼 것이 그 결과다.
단순하지만 익숙한 라인업. 두산은 이 라인업으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최준석이 '4번 1루수'를 맡았으나 수비 불안은 없었다. 오히려 홈런을 치며 초반 주도권을 잡는데 일조했다. 김현수도 오랜 침묵을 깨고, 희생타로 첫 타점을 올리더니 9회말에는 호쾌한 2루타까지 날렸다. 결국 두산이 벼랑끝에서 1승을 따낸 힘은 무리하지 않고, 순리대로 팀이 가장 편안하게 힘을 낼 수 있는 방식을 택한 데 있었던 것이다.
희미하게 살아남은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 역시 마찬가지다. 뒤쳐졌다고 무리해서는 발이 꼬여 스스로 넘어질 수 있다. 이제 마음이 급해진 쪽은 오히려 넥센이다. 순리에 맞게 두산 특유의 뚝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