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로 간 박명환, LG 시절과 무엇이 달라졌나?

기사입력 2013-10-23 11:34



1년 간의 공백, 하지만 재기의 가능성은 충분해 보였다. 프로야구 아홉번째 구단 NC는 또 한 명의 베테랑을 품에 안았다. 통산 102승 투수 박명환은 그렇게 세번째 유니폼을 입게 됐다.

박명환이 거둔 102승은 역대 다승 20위에 해당하는 기록. 현역투수 중 그보다 많은 승리를 올린 이는 삼성 배영수(116승)와 NC 손민한(108승) 둘 뿐이다. 배영수와 손민한, 그리고 박명환. 2000년대를 주름 잡은 '우완 트로이카'다.

하지만 박명환은 지난 2010년 이후 1군 기록이 없다. 그해 15경기서 4승6패 평균자책점 6.63이라는 초라한 기록만 남기고 더이상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고질적인 어깨 통증이 문제였다.

1999년 시범경기에서 처음 어깨를 다친 뒤로 진통제를 달고 살았던 박명환은 결국 2008년에 수술을 받았다. 2006시즌 뒤 투수 FA 최고액인 4년 40억원(계약금 18억원, 연봉 5억원, 인센티브 2억원)의 대형계약을 맺고, 두산에서 LG로 이적했지만 LG에서 남긴 성적은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

이적 첫 해 10승6패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한 뒤, 수술과 재활로 2년간 9경기 등판에 그쳤다. 2010년엔 재기에 성공하나 싶었지만, 시즌 막판 다시 어깨 통증이 도졌다. 이후 2년간 2군에서도 4경기, 5경기 출전에 그치고 재기에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먹튀'란 오명도 얻게 됐다. LG 이적 후 정상적으로 시즌을 치렀다면 4년 뒤인 2010년 말 FA 자격을 재취득할 수 있었지만, 일반 재계약 대상자가 돼 연봉이 무려 90%나 삭감됐다. 5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역대 최고 삭감률에 최고 삭감액이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LG에서 방출된 박명환은 개인 운동을 해왔다. 그의 재기를 도운 건 최원호 전 LG 코치다.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투구폼을 수정했다.

박명환은 지난달 30일 구리에서 각 구단 스카우트들을 대상으로 공개 테스트를 진행했다. 한화와 넥센을 제외한 8개 구단이 박명환의 피칭을 지켜봤다. 총 60구의 라이브피칭을 했고, 직구 최고구속은 140㎞ 정도가 나왔다.


NC 마무리훈련에 합류해 훈련하고 있는 박명환. 사진제공=NC다이노스

박명환을 직접 지켜본 뒤 영입을 진행한 NC 박동수 육성팀장은 "처음 불펜에서 몸을 풀 때 보는데 예전 폼이 아니었다. 영 어색해 보여서 참 애매하단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박명환은 부상 이전 상체에 의존하는 피칭을 했다. 부상 부위인 어깨에 과부하가 많이 걸릴 수밖에 없는 투구폼이었다. 하지만 이젠 하체를 보다 많이 사용하는 식으로 폼을 바꿨다. 최 전 코치와 운동하면서 부상방지를 위해 손을 댄 부분이었다.

박 팀장은 이에 대해 "처음엔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이었지만, 라이브피칭 때는 많이 괜찮았다. 또한 과거와 피칭 패턴도 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박명환은 전성기 시절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도 상대를 제압했던 투수였다. 150㎞에 육박하는 힘 있는 직구에 140㎞대 고속 슬라이더로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이제 당시의 구위는 없다. 대신 새로 연마한 커브의 비율을 높였고, 스플리터까지 구사한다. 앞서 성공적인 재기를 알린 손민한처럼 기교파 투수로 부활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박 팀장은 "명환이는 과거에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없었다. 하지만 이젠 각이 큰 커브에 구속 차이가 있는 두 종류의 스플리터도 던지더라. 민한이처럼 충분히 재기할 수 있다고 봤다. 선발, 불펜 어떤 형태든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개테스트를 진행한 박명환은 NC 외에 복수의 구단에서 영입 제의를 받았다. 아직 통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박명환의 최종 선택은 NC였다. 이미 투수진이 짜여진 다른 팀보단 NC에서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봤다. 앞서 성공한 손민한의 존재 또한 컸다.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고, 보다 편하게 시즌을 준비할 수 있었다.

NC 역시 손민한에 대한 기대가 크다. 아직 몸상태는 80%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마무리훈련과 내년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손민한이 그러했듯, 경험이 부족한 어린 투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New Chance'를 표방하는 NC, 손민한에 이어 100승 투수의 두번째 재기를 도울 수 있을까. 달라진 박명환의 2014년이 기대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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