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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국시리즈 삼성과 두산의 2차전. 경기 전 두산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었다. 황병일 두산 수석코치는 덕아웃 앞에서 선수들의 연습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황병일 수석코치 : (당황한 듯) 내가 뭘. (말끝을 갑자기 흐린다.)
최형우 : (황 수석의 농담에 둘 다 웃는다. 최형우가 말을 돌린다.) 근데 코치님. 왜 이렇게 두산 타자들은 잘 치는거에요. 한국시리즈에서 안타 8개도 치기 힘든데, 10개 넘게 치고.
(황 수석은 익살스러운 제스처로 자신을 가르킨다.)
최형우 : (의미를 알아차린 뒤 호탕하게 웃는다) 내 이럴 줄 알았어. 근데 오늘도 시헌이 형 나오나요. 아 어제 전광판에 오더보고 질 것 같더라.(실제 그런 생각은 아니지만, 한국시리즈 2연패를 한 4번 타자의 여유가 있다)
황 수석코치 : 당연하지. (손)시헌이 나와야지.
최형우 : 아 진짜. 시헌이 형은 정말 대구에서 무서워요. (김)현수도 있고, (홍)성흔이 형도 있지만, 우린 제일 무서운 게 시헌이 형이에요. 제 느낌에 대구에서 10개 중 9개는 치는 것 같아요.
황 수석코치 :(1차전 승리 후 애제자의 솔직한 얘기에 마땅한 위로의 말을 찾지 못한다.) 내가 오늘은 니가 이기라고 응원할게.
최형우 : 아니 상대팀 수석코치님이 그러면 어떡해요.
황 수석코치 :(황급히 말을 얼버무린다.) 아니 팀이 아니라 너만 치라고 응원할게.
(최형우는 황 수석과 짧지만 강렬한 환담을 마친 뒤 삼성 덕아웃으로 돌아간다. 황 수석은 그 뒷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본 뒤 한 마디 한다.)
황 수석코치 : 참 좋은 선수야. 스윙은 너무 부드럽지. 인성도 좋지. 열심히 하지.(제자에게 말싸움에서 졌지만,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흐른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