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시네마] 최형우 "현수, 성흔이 형보다 시헌이 형이 제일 무서워요"

기사입력 2013-10-25 18:01


8일 목동구장에서 2013프로야구 준PO 1차전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구본능 KBO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경기 전 두산 김진욱 감독이 황병일 코치와 함께 선수들의 훈련을 바라보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10.8

24일 오후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무사서 두산 김현수의 타구를 잡아낸 삼성 최형우가 쓰러지고 있다.
대구=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0.24.

25일 한국시리즈 삼성과 두산의 2차전. 경기 전 두산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었다. 황병일 두산 수석코치는 덕아웃 앞에서 선수들의 연습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삼성 최형우가 웃음을 지으며 황 수석코치에게 다가왔다. 올해 두산 수석코치로 부임한 황 코치는 지난해 삼성 2군 타격코치였다. 지난해 시즌 초반 부진했던 최형우는 황 수석코치에게 여러가지 조언을 받았고, 이때부터 그들은 깊은 사제의 정을 쌓았다.

최형우 : (갑자기 황 수석코치에게 뭔가를 따진다.) 아니 코치님. 왜 답장을 안 주세요.

황병일 수석코치 : (당황한 듯) 내가 뭘. (말끝을 갑자기 흐린다.)

최형우 : (약점을 잡은 듯 웃음을 띄며 따지듯이 묻는다) 제가 문자 보냈잖아요. 근데 답장도 안 주시고. 제가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올라와서 같이 만나요'라고 했잖아요. 안 그래요?

황 수석코치 : (말을 돌리며 재치로 마무리하려 한다) 그래서 지금 우리 만났잖아. 그랬으면 됐잖아. 알았어. 내가 그때만 못 보냈어. 바빠서.

최형우 : (황 수석의 농담에 둘 다 웃는다. 최형우가 말을 돌린다.) 근데 코치님. 왜 이렇게 두산 타자들은 잘 치는거에요. 한국시리즈에서 안타 8개도 치기 힘든데, 10개 넘게 치고.

(황 수석은 익살스러운 제스처로 자신을 가르킨다.)


최형우 : (의미를 알아차린 뒤 호탕하게 웃는다) 내 이럴 줄 알았어. 근데 오늘도 시헌이 형 나오나요. 아 어제 전광판에 오더보고 질 것 같더라.(실제 그런 생각은 아니지만, 한국시리즈 2연패를 한 4번 타자의 여유가 있다)

황 수석코치 : 당연하지. (손)시헌이 나와야지.

최형우 : 아 진짜. 시헌이 형은 정말 대구에서 무서워요. (김)현수도 있고, (홍)성흔이 형도 있지만, 우린 제일 무서운 게 시헌이 형이에요. 제 느낌에 대구에서 10개 중 9개는 치는 것 같아요.

황 수석코치 :(1차전 승리 후 애제자의 솔직한 얘기에 마땅한 위로의 말을 찾지 못한다.) 내가 오늘은 니가 이기라고 응원할게.

최형우 : 아니 상대팀 수석코치님이 그러면 어떡해요.

황 수석코치 :(황급히 말을 얼버무린다.) 아니 팀이 아니라 너만 치라고 응원할게.

(최형우는 황 수석과 짧지만 강렬한 환담을 마친 뒤 삼성 덕아웃으로 돌아간다. 황 수석은 그 뒷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본 뒤 한 마디 한다.)

황 수석코치 : 참 좋은 선수야. 스윙은 너무 부드럽지. 인성도 좋지. 열심히 하지.(제자에게 말싸움에서 졌지만,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흐른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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