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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넥센 손승락이 투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가운데 팀 동료 강정호와 박병호가 축하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1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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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재계약의 계절. 선수와 구단 간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벌어진다. 같은 기록을 놓고 입장에 따라 해석이 다르게 나온다. 성적에 따른 고과뿐만 아니라 실체가 불명확한 누적 공헌도가 끼어들 때가 있다.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는 다음해 1월 중순까지 신경전이 이어지기도 하고, 선수와 구단 간에 감정이 상하는 일도 생긴다. 아무래도 구단이 주도를 하다보니 선수가 끌려가는 경우가 많다.
본격적으로 연봉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12월. 요즘 가장 화제가 되는 팀이 넥센 히어로즈다.
히어로즈는 지난 4일 유격수 강정호를 시작으로 6일 3루수 김민성, 9일 마무리 투수 손승락, 10일 1루수 박병호의 재계약을 잇따라 발표했다. 눈에 띄는 점이 있다. 히어로즈 구단에 따르면, 이들 모두 첫 만남에서 사인을 했다. 계약을 마친 선수들은 입을 맞춘 것처럼 "구단이 처음부터 만족스러운 금액을 제시해 줘 고마웠다"고 했다.
또 따라붙는 말이 있다. '구단의 배려'다. 강정호는 "첫 협상에서 도장을 찍을 수 있게 연봉을 대폭 인상해 준 구단의 배려에 감사하다"고 했고, 김민성은 "올 시즌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자는 목표를 세웠는데, 연봉협상 중에 그런 대우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박병호는 "구단의 배려와 기대를 잊지 않고 가슴에 새겨 더 책임감을 갖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신속하게 도장을 찍었다고 해서 해당 선수가 100% 만족했다고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히어로즈는 좋은 성과를 낸 선수는 확실하게 챙겨준다는 걸 분명히 보여줬다. 많은 야구인들이 히어로즈의 통큰 행보에 놀라고 있다.
타 구단의 경우 이름값이 높은 선수와 협상을 뒤로 늦추는 경향이 있다. 우선 협상이 편한 저연차, 저연봉 선수부터 시작할 때가 많다. 그런데 히어로즈는 둘러가지 않고, 똑바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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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골든포토상을 수상한 넥센 박병호가 대형 액자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1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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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와 김민성 손승락 박병호는 히어로즈를 대표하는 선수다. 자유계약선수(FA), 해외파 출신을 제외하면 팀 내 연봉 랭킹 최상위 선수다. 이 선수들에게 구단이 기대했던 수준, 혹은 그 이상의 금액을 제시해 단번에 마음을 잡은 것이다. 히어로즈는 엄청난 돈을 투입해 FA를 영입할 수 있는 형편이 안 되지만, 좋은 성적을 낸 주축선수들의 대폭적인 연봉 인상을 통해 동기부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구단에 대한 신뢰, 애정이 곧 전력이 될 수 있다. 넥센 스타일이라고 부를만 하다.
사실 간판 선수와의 신속한 계약이 구단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강정호는 3억원에서 4억2000만원, 김민성은 8500만원에서 1억8000만원, 손승락은 2억6000만원에서 4억3000만원, 박병호는 2억2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크게 올랐다. 박병호의 경우 100% 인상이나 4억5000만원 정도가 예상됐는데, 5000만원이 더해졌다. 구단이 팀을 상징하는 선수,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를 예우하겠다는 뜻을 연봉에 담은 것이다. 히어로즈는 박병호가 골든글러브 최다득표로 2년 연속 1루수 황금장갑을 받은 10일 오전 연봉인상을 발표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누가뭐라고 해도 박병호였다. 강정호의 경우 히어로즈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를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전체 1호로 계약을 발표했다. 올 해 처음으로 포스트 시즌을 경험한 히어로즈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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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넥센히어로즈 타자 김민성 목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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