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 KT가 외국인 선수를 뽑았다. 육성형 선수로 마이크 로리를 영입했다. 로리는 지난 2년간 대만프로야구 라미고 몽키스에서 뛰어 아시아 야구에 익숙한 인물이다. 지난 2012년엔 대만시리즈 MVP에 올랐고, 그해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에서 삼성전서 선발등판해 완봉승을 거두는 깜짝쇼를 펼치기도 했다. 당시 9이닝 동안 4사구를 하나도 내주지 않고 11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3안타 무실점으로 한국시리즈 2연패팀인 삼성을 무력화시키는 모습은 한국 야구팬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의 활약으로 한국 프로야구에 스카우트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는데 1년 뒤 KT가 실제로 영입했다. 로리는 한국에서 뛰는 것에 흔쾌히 OK했고, KT가 전지훈련 중인 애리조나주 투산에 와서 테스트를 받고 합격했다.
그런데 KT는 아직 2군이다. 올시즌 2군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뒤 내년시즌부터 1군에서 뛰게 된다. 2군에서 성적을 낼 필요도 없는데 굳이 외국인 선수를 뽑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KT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기존 구단들에 동의를 얻어 외국인 선수를 뽑았다.
KT는 육성형 외국인 선수라고 했다. 즉 가능성 있는 선수를 키우겠다는 뜻이다. 내년에 곧바로 외국인 선수를 뽑게 되면 한국무대 적응에 실패하며 일찍 보따리를 싸야하는 선수가 생길 수 있다. 육성형 선수로 실패 가능성을 줄여보겠다는 뜻이 있다. 2군에서 1년간 던지면서 장점을 더 키우고 단점을 줄이면서 한국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키워보고 안된다고 판단하면 내년에 계약을 하지 않으면 된다.
육성형 선수라 연봉도 싸다. 아직 로리와 계약을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없어진 외국인 선수 보수 상한선 30만달러에도 못미치는 액수에 계약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시즌 1군에서 뛰게 되더라도 현재 각 구단이 뽑은 메이저리거급 선수들의 몸값보다는 훨씬 싸게 계약할 수 있다.
만약 로리의 케이스가 성공한다면 말많고 탈많은 외국인 선수 제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 수도 있다. 바로 육성형 외국인 선수제도를 도입할 수 있는 것. 1년간 2군에서 키워보고 다음해에 1군에서 뛰는 것을 전제로 육성형 선수를 따로 뽑는 것이다.
어린 선수들을 보호하면서 더불어 키우기 위한 숨은 뜻도 있다. 아무래도 KT엔 어린 선수들이 많다. 당장 제대로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선수가 많지는 않고 기초부터 새롭게 키워야하는 선수들도 많다. 퓨처스리그는 팀당 100경기 이상 치른다. 그렇게 많은 경기를 치르기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KT는 안정적으로 던질 수 있는 로리로 선수들을 보호하려는 목적도 있다. 또 로리를 보면서 어린 선수들이 기술적인 면이나 정신적인 면을 배울 수도 있다.
신생구단이라 외국인 선수를 4명까지 뽑을 수 있는 KT는 추가적으로 육성형 외국인 선수를 더 뽑을지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다. 아무래도 한국 2군에서 뛰는 것은 선수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꺼려하는 선수들이 많지만 로리처럼 한국에서 뛰기 위해 2군도 마다하지 않는 선수가 있다면 실력에 따라 추가로 뽑을 수도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