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 '부활'의 징조가 나왔다

기사입력 2014-02-16 12:45


◇KIA 양현종이 15일 오키나와에서 치른 주니치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성공을 예감케 하는 징조가 나타났다. KIA 좌완투수 양현종이 부상 후유증을 털어내고 다시 2013년 초반의 모습을 재현할 기세다. 비어버린 '에이스'의 자리도 양현종이 꿰찰 가능성이 크다.

2013년의 양현종은 어떤 면에서는 무척이나 불운했다고 할 수 있다. 오랜 부진을 털어내고, 모처럼 최고의 기량을 되찾았다가 금세 부상으로 다시 힘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2010년 16승으로 데뷔 후 최다승을 거둔다. 그러나 이후 2년간 깊은 부진에 시달렸다. 부상과 밸런스 난조가 겹치면서 특유의 기량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그 2년 동안 양현종은 깊은 마음고생을 겪었다. 운동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구위가 살아나지 않으니 오죽 답답했을까. 그래도 애써 밝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힘든 시기를 버텼다. '언젠가는 다시 내 공을 던질 수 있다'. 양현종이 2년간 부진을 겪으며 가장 많이 한 생각이다.

그 결실이 2013시즌 초반에 나타났다. 스프링캠프를 부상없이 잘 완주한 양현종은 시범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여주더니 시즌 개막과 동시에 리그 최고의 좌완선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2013시즌 초반의 양현종은 마치 야생마같았다. 거칠 것이 없이 타자를 제압했다.

다른 경쟁 투수들을 훨씬 앞지르는 기록이 당시 양현종의 위력을 입증한다. 옆구리 부상이 발생하기 직전인 6월 27일을 기준으로 보자. 양현종은 13경기에 나와 11번 선발등판을 해 9승1패를 달성했다. 11번의 선발 중에 8승을 챙겼고, 불펜으로 2번 나와 1승을 보탰다. 승률은 무려 9할이나 됐다. 평균자책점도 2.15로 리그 1위였다.

더불어 투수의 위력에 관해 평균자책점보다 조금 더 신뢰도가 높은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역시 1.22로 리그 4위. 톱클래스 수준이다. 이대로 시즌끝까지 가면 다승과 평균자책점, 승률 등에서 투수 3관왕에 도전해볼 만 했다.

하지만 6월28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옆구리 부상이 생기며 이러한 위력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갈비뼈 사이 근육이 찢어지면서 출혈이 생겼고, 쉽게 낫지 않았다. 양현종은 결국 후반기에 1승도 챙기지 못한다.

이런 극과 극을 오간 시즌. 선수에게는 진하고 깊은 아쉬움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양현종은 일찌감치 이런 마음을 떨쳐내고 몸만들기에 나섰다. 함평에 마련된 2군 전용 훈련장에서 웃통을 벗고 매일 뛰면서 몸을 만들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지난해 초와 마찬가지로 건강한 몸으로 임하고 있다.


그러자 부활의 징조가 나타났다. 양현종의 '부활'을 예시하는 지표는 바로 직구 구속이다. 지난 15일 오키나와에서 치른 주니치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한 양현종은 최고구속이 147㎞까지 나왔다. 2월 중순의 시기를 감안하면 페이스가 상당히 올라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147㎞가 왜 부활의 징조일까. 이는 양현종의 투구 스타일과 관련있다. 양현종은 전형적으로 직구의 위력을 앞세워 타자를 제압하는 유형의 투수다. 디테일한 제구력이나 변화구의 다양성보다는 묵직하고 빠른 직구가 강점이다. 따라서 이 제1무기인 직구의 위력이 얼마나 나오느냐에 따라 기량이 달라진다. 2009~2010년에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을 때, 그리고 지난해 전반기에 리그 1위 투수였을 때. 공통적으로 양현종의 직구는 강력했다. 140㎞대 후반에서 150㎞초반까지 나왔다. 이런 공을 던지면 양현종은 스스로도 자신감을 갖게 된다.

비록 주니치전에서 2이닝 3실점을 기록했지만, 이날 기록한 147㎞의 구속은 양현종이 정상적이고 건강하게 몸을 만들어왔다는 징표다. 더불어 올 시즌에도 다시 지난해 초반처럼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양현종의 부활은 이제 시작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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