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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가 시범경기서 5툴 플레이어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6일 대전 LG전서 6회 우월 홈런을 치고 있는 피에. 대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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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가 '물건' 하나는 제대로 뽑은 것 같다.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29)가 시범경기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시범경기 컨디션이 정규시즌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는 일이지만 일단 느낌은 좋다. 피에는 지난 13일 NC전부터 출전하기 시작해 감각을 끌어올린 뒤 16일 LG전서는 처음으로 선발로 나섰다. 4경기서 타율 6할(10타수 6안타) 2홈런 3타점을 올렸다. 볼넷은 없지만, 삼진은 2개 밖에 당하지 않았다. 전체 외국인 타자 9명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기록이다. 다른 팀 타자중에서는 삼성 나바로(타율 .316, 1홈런, 5타점), NC 테임즈(타율 0.318, 3타점) 정도가 눈에 띈다.
지금까지 나타난 피에의 타격 특징은 적극적인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좌투좌타인 피에는 10차례 타석 중 9타석에서 4구 이내에 결과물을 냈다. 총 30개의 공을 맞았으니 타석당 3.0개의 공을 본 셈이다. 볼카운트와 상관없이 좋아하는 공이 오면 배트를 휘두르는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다. 이날 LG전서는 6회 LG 왼손 류택현을 상대로 3구째 가운데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라인드라이브 홈런을 날렸다.
신중하게 공을 고르기보다 코스에 따라 밀어치고 당겨치며 빠른 템포의 타격을 구사했다. 안타 6개 모두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혔다는게 인상적이다. 삼진 2개를 제외한 타구 8개의 방향은 왼쪽 2개, 가운데 3개, 오른쪽 3개였다.
한화는 피에를 영입할 당시 발 빠르고 타격이 정확한 중장거리 타자라고 소개했다. 메이저리그 시절 피에는 타석당 투구수가 3.60개로 메이저리그 평균 3.81개보다 적었다. 그만큼 빠른 승부를 펼쳤다는 이야기다. 시범경기에서도 이같은 스타일을 그대로 살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적극적인 베이스러닝과 폭넓은 수비도 강점으로 꼽힌다. 지금까지 3번의 도루를 시도해 1번을 성공시켰다. 수비에서는 아직 전력질주해 잡을만한 타구는 오지 않았지만, 포구의 안정성과 타구 판단은 무난한다는 평가다. 워낙 주루와 수비가 좋기로 정평이 난 선수라 국내 무대라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이 정도라면 올시즌 활약을 기대해 볼 만하다. 김응용 감독은 "100경기는 지켜봐야 알 수 있다"며 평가를 유보했지만, 지금까지의 플레이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피에는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왼손 엄지 부상으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엄지 통증은 캠프에서 생긴 것이 아니라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지니고 있던 것으로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다. 연습경기에 나서지 않고 꾸준히 재활과 휴식을 취하면서 컨디션을 관리했다. 적어도 부상 문제로 걱정을 안길 선수는 아니라는게 한화 구단의 설명이다.
이 정도면 예전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이끌던 제이 데이비스가 연상된다. 데이비스는 2006년까지 한화에서 7시즌 동안 836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푼3리, 167홈런, 108도루를 기록했다. 1999년 첫 시즌에는 30홈런-35도루를 달성하기도 했다. 빠른 발을 이용한 적극적인 주루와 폭넓은 수비도 기억에 남아있다. 공격적인 스타일인 만큼이나 성격도 다혈질적이었다. 피에는 공수주에 걸쳐 데이비스와 비슷한 스타일이다.
이날 LG전에서 피에의 타순은 3번이었다. 일단 정규시즌서도 정근우-이용규의 테이블 세터를 앞에 두고 3번에 기용될 공산이 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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