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경문 감독의 육성론, 박민우 터질까?

기사입력 2014-04-03 11:42



"스타가 되려면 실수는 금방 잊어야지."

올해 또다른 작품이 탄생할까. NC 김경문 감독의 '촉'이 발동했다. 이번엔 고졸 3년차 내야수 박민우(21)가 그 주인공이다.

김 감독은 새로운 선수를 키워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자랑한다. 두산 사령탑 시절 새로운 얼굴들을 꾸준히 발굴해내 세대교체를 성공시켰다. 자신이 찍은 선수는 확실하게 밀어준다. 일단 주전 기회를 주고, 시간을 두고 기다려준다.

'성적'이 최우선 과제인 프로야구판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다. 아무래도 많은 사령탑이 기존에 검증된 이름값 있는 선수를 쓰는 걸 선호하기 마련이다.

김경문 감독이 창단 2년차인 NC에서 '육성'이란 과제를 안고 있다는 걸 감안해도 파격적인 결정이다. 올해는 김 감독 스스로도 "욕심을 낼 수 있는 시즌"이라고 말할 정도로 전력 보강이 이뤄졌다. FA 이종욱 손시헌을 영입해 타선을 보강하고, 수비 취약점을 해결했다. 게다가 올해는 외국인선수 1명 추가 보유라는 창단 특전을 갖는 마지막 시즌이다.

NC로서는 기회다. 유례 없는 혼전 양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모든 팀이 4강 기회가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개막 전 상당수 감독이 NC를 '다크호스'로 꼽기도 했다.

김 감독은 박민우를 1번타자로 낙점하면서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는데 새로운 선수 1명을 키워야 하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그는 지난해 만년 2군선수이던 김종호를 특별지명을 통해 삼성에서 영입한 뒤, 도루왕으로 만들어냈다. 제2의 김종호를 만들기 위해 타순까지 대폭 조정했다.

발 빠른 타자를 1~3번 타순에 전면 배치하는 게 핵심이지만, 박민우의 능력을 믿었기에 가능한 조정이었다. 박민우가 새로 1번 타순에 들어오고, 김종호가 2번, 이종욱이 3번으로 한 계단씩 내려갔다.


1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4 프로야구 NC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NC 박민우가 우중간 3루타를 친 후 3루에서 귀루하고 있다.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4.01.

김 감독은 박민우에 대해 "좋은 잠재력을 가졌다. 앞으로 좋은 2루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박민우는 휘문고 재학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하며 주목 받은 내야 유망주다. 2012 신인드래프트에서 NC에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지명됐다. 야수 중 최고 유망주였다.

하지만 드래프트 순위가 프로의 성공을 담보하는 건 아니다. 박민우에게도 프로의 벽은 높았다. 지난해 개막전에 2번-2루수로 선발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주전 2루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계속 되는 수비 불안으로 결국 NC는 넥센과 트레이드로 지석훈을 영입해 2루수 자리를 맡겼다.

결국 2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김 감독은 1년간 담금질을 해온 박민우를 캠프 때부터 주목해왔다. 꾸준히 기회를 주다 시범경기 중반부터 1번타자로 전격 기용하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선구안이 참 괜찮다. 타율은 아직 떨어질지라도 출루율을 높이면 도루 쪽도 많이 나올 것이다. 과감하게 한 번 밀어보겠다"고 강조했다. 이번에도 선택에 대해 확신이 느껴졌다.

박민우는 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개막전에서 일을 낼 뻔했다. 첫 타석부터 챔피언스 필드의 첫 안타를 3루타로 장식한 것이다. 팀의 선취점으로 연결됐다면, 개막전 승리도 가능했을 수 있었다. 하지만 0-0이던 8회말 1사 후 이대형의 평범한 내야 땅볼에 송구실책을 저지르고 말았다. 결국 이 실책이 빌미가 돼 이대형이 결승득점을 올렸다.

다음날 만난 김 감독은 "민우가 처음과 끝을 다했다"며 웃었다. 실수를 했지만, 질책은 없었다. 그는 "스타가 되려면 못한 건 금방 잊어버려야 한다"며 "주전이 되면 실수를 만회할 시간이 있다. 개막전은 모두가 긴장한다. 과연 뱃심이 어떤지 지켜봐야겠다"고 했다.

첫 날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박민우는 두번째 경기에서 5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도망가는 타점을 만들어냈다. 김 감독의 '촉', 이번에도 확실할까.


광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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