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점 차이에도 필승조' 대역전 혼돈의 프로야구

기사입력 2014-04-14 09:32


스윕 위기에 몰린 LG가 13일 잠실 야구장에서 NC를 다시 만났다. NC는 연장 접전끝에 LG를 누르고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4.04.13/

"5~6점 차이에도 필승조를 무조건 준비시켜야 하는 현실이다."

올시즌 들어 유독 대역전, 또는 추격이 많아진 프로야구다. 지난 주말 3연전만 돌이켜봐도 그렇다. 11일 NC 다이노스는 LG 트윈스를 상대로 8-3까지 앞섰다가 동점을 허용했다. 다행히 12대11로 승리를 거둬 상승세를 탔고, 3연전 스윕에 성공했다. 같은날 대전에서는 한화 이글스가 6-1로 앞서다 8, 9회를 넘기지 못하고 6대7로 역전패하며 넥센 히어로즈에 스윕을 당하고 말았다. 13일 대구에서는 SK 와이번스가 4-8로 뒤지던 8회 최 정의 만루홈런에 힘입어 9-8로 역전을 시키는 장면을 연출했다. 아쉽게도 곧바로 삼성에 2점을 내주며 9대10으로 패배, 스윕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야말로 혼돈의 프로야구다.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팀을 단독 선두에 올려놓은 NC 김경문 감독은 "올해는 투수 운용이 정말 어렵다"며 "5~6점 이기고 있어도 누상에 상대 주자가 1~2명만 나가면 가슴이 철렁한다. 곧바로 팀의 첫 번째, 두 번째 불펜 투수를 준비켜야 한다"고 했다. 2004년 두산 감독을 시작으로 이번 시즌 11년차가 된 베테랑인 김 감독. 김 감독은 "지난 10년 야구를 하며 5점차 이상에서 동점, 역전을 허용한 경기가 정말 손꼽을 정도였다"며 "예년에는 3~4점 정도 앞서면 '오늘 경기는 잡았다'는 마음을 갖게 되고 핵심 불펜 투수들을 쉬게 해주는 등 팀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절대 안된다. 감독 입장에서는 5~6점을 앞서나가는 경기라면 무조건 잡아야 하는데, 뒤집어지는 사례들이 자꾸 나오다보니 안심할 수 없이 투수들을 총동원하게 된다"고 어려움을 토로 했다. 김 감독 뿐 아니다. 이번 시즌 9개 프로야구 감독 모두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단순히 타고투저의 현상으로 볼 수 없다. 강팀, 약팀을 떠나 각 팀들이 앞서는 경기를 지키는 힘들이 떨어지고 있다.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불펜이 강한 몇몇 팀들은 이런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아도 됐지만, 올해는 다르다.

결국 각 팀들의 수준이 평준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각 팀 간의 전력 차이가 크게 난다고 치자. 현장의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이를 제일 잘 체감한다. 예를 들어,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점수차가 벌어지면 쉽게 경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어떤 팀에게서도 '중도 포기'의 느낌을 받지 못한다. 끝까지 상대를 물고 늘어지는 모습들이 인상적이다. '충분히 역전할 수 있다'라는 인식이 선수단 밑바탕에 깔려있는 결과다.

외국인 타자의 존재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정적인 순간 이 선수가 큰 것 한방을 쳐준다면 금방 따라갈 수 있다'라는 믿음이 생기고, 실제로 각 구단의 외국인 선수들이 연일 대포를 터뜨리며 공격 야구를 주도해 많은 점수를 나게 하고 있다. 단순히 이 선수들이 잘 치는 것 뿐 아니라, 외국인 선수들 앞뒤에 배치된 국내 중심타자들의 '우산효과'로 반사이익을 얻어 조금 더 수월하게 상대 투수와 수싸움을 벌일 수 있는 장점도 생겼다.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대역전 시리즈가 2014 시즌 프로야구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단순히 역전승으로 승수 하나를 챙기는 의미가 아니다. 그 팀은 엄청난 상승세를 타게 되고, 반대로 역전을 허용하거나 접전을 벌인 끝에 패하는 팀은 다음 경기에 까지 안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주말 NC, 넥센이 이런 관점에서 승자가 됐고 LG, 한화는 패자가 된 경우다. 유례 없는 혼돈이 예고된 올시즌, 이렇게 얻고 잃는 1승의 가치는 남다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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