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NC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10대1로 승리한 후 NC 김경문 감독이 이재학 등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4.12.
프로야구 감독들의 가장 큰 기쁨은 역시 선수들이 자기 기량을 모두 발휘하며 좋은 경기를 하는 것이다. 특히,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선수들이 예상 외의 뛰어난 활약을 해줄 때 기쁨은 두 배다. 연봉을 많이 받는 선수들은 당연히 자신의 몸값만큼 해줘야 하는게 프로의 세계다. 이와중에 이름이 덜 알려진 선수들이 갑작스러게 튀어나와 주면 감독 입장에서는 마치 어린 시절 보물찾기에서 보물을 찾은 듯한 희열을 느낄 것이다.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의 최근 기분이 그렇지 않을까. 지난해 1군에서의 첫 시즌을 치른 뒤 더욱 단단해진 NC 선수들은 신바람 나는 경기력을 과시하며 시즌 초반 쾌조의 스타트를 끊고 있다. 13일 LG전 연장 접전 끝 승리로 LG와의 3연전을 스윕했다. 8승4패. 단독 1위에 올라섰다. 그 중심에는 이호준 이재학 등 주축 선수들이 서있기도 하지만 김진성 박민우와 같은 신흥 세력들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13일 LG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먼저 마무리 김진성 차례. 김진성은 아픔이 있는 선수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마무리로 낙점됐으나 불안한 제구로 일찌감치 마무리 보직을 박탈당했다. 선수로서 큰 실망을 느낄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다시 일어섰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 김진성에게 다시 한 번 마무리로서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그렇게 마무리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11일 LG전 12-11이던 9회말 2사 만루 위기에서 조쉬 벨을 삼진 처리하며 시즌 두 번째 세이브를 따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김 감독은 김진에 대해 "김진성이 자신감을 많이 가졌다. 작년에는 마운드에서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면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제는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할 때 던질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있다"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 칭찬을 들었을까. 김진성은 이날 경기 5-4로 앞서던 연장 12회 등판해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시즌 세 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 다음 대상은 내야수 박민우였다. 2012년 휘문고를 졸업하고 NC에 지명된 박민우는 고교시절 대형 내야수로 주목을 받았지만 지난해 32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차며 맹활약 중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3할8푼5리 4타점 7도루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 1번타자로 나서 안타와 볼넷을 1개씩 기록하며 팀의 초반 득점에 공헌했다. 정확한 컨택트 능력과 빠른 발이 돋보인다. 김 감독은 박민우에 대해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자세가 좋았다. 많이 준비된 느낌을 줬다"며 "고등학교 때 최고의 선수였다. 모든게 자기 위주였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에 오면 사소한 것부터 지적을 받는다. 그 부분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며 "빨리 주전 자리를 잡는 것 보다 한 번 올라왔을 때 떨어지지 않을 실력을 갖추고 1군에 오는게 중요하다. 박민우의 경우 그 준비를 차근차근 잘해준 케이스"라고 밝혔다.
칭찬 릴레이 마지막 주인공은 팀의 안방마님 김태군이었다. 김태군은 이번 시즌 포수로 공-수 모두에서 일취월장하고 있다는 평가. 김태군은 이날 경기 혼자 3안타를 몰아쳤다. 투수 리드, 블로킹, 도루 저지 등도 많이 향상됐다. 김 감독은 김태군에 대해 "아직 더 해야한다. 10억원짜리 선수 아닌가"라고 말하면서도 "타석에서 안타 치고 못치고는 신경쓰지 않는다. 중요한건 포수로서 수비다. 그래도 올해 많이 좋아지고 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은 NC 선수단 전체에 대해 "그래도 지난해 한 시즌을 치르지 않았나. 선수들의 힘이 조금은 생긴 것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어 "열심히 해주는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해주면 감독으로서는 기분이 좋을 따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