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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는 최고의 라이벌로 주목을 받을 것 같았다. 지난 시즌에 만났다 하면 피터지는 승부를 벌였다. 16차례 맞대결 중 2점차 이내 승부가 무려 11경기나 됐다. 여기에 두 팀 모두 가을야구를 했다. LG는 극적으로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11년 만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넥센은 3위로 창단 첫 가을야구를 했다. 양 구단의 상승 분위기가 올 해도 이어질 듯 했다. 그래서 15일 잠실구장에서 시작된 열리는 양팀의 시즌 첫 3연전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사실상 3연전 개막 전부터 분위기는 넥센쪽으로 넘어가 있었다. LG는 4연패, 넥센은 5연승 중에 만났다. LG는 넥센전 승리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3연전 첫 경기에서 총력을 다했다. 하지만 연장 승부 끝에 1대3으로 패했다. 16일 열린 2차전에서 넥센은 5대2로 이겼다. LG 선수들은 0-5로 뒤진 8회 추격에 나섰지만 너무 늦었다. 어쩌면 이날 승패는 경기 전에 어느정도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맥빠진 '엘넥라시코'가 됐다. 시즌 초반부터 극명하게 갈린 양팀의 처지, 원인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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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5연전 2승3패를 거둔 후 4일 휴식, 그리고 롯데와 NC 6연전 일정이 이어졌다. 야심차게 6연전을 준비했다. 롯데와의 3연전에 1,2,3선발 투수가 등판했고 NC전에는 새 외국인 투수 티포드까지 가세했다. 그런데 연장 승부가 발목을 잡았다. 8일 롯데와의 3연전 첫 경기에서 12회 승부 끝에 2대2 무승부를 기록했고, 10일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10회 연장 승부 끝에 1대4로 패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곧바로 이어진 11일 NC전이 뼈아팠다. 선수들의 체력이 소진된 가운데 3-8로 뒤지던 경기를 9-9 동점으로 만들었다. 당연히 총력전을 펼쳤다. 그런데 9회 상대 모창민에게 홈런을 내주고 11대12으로 졌다. 선수들이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역전 찬스에서 상대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지 못한 원인이 컸다. 심판의 오심까지 겹쳐 결승점을 잃는 불운도 겪었다.
뭘 해도 되는 넥센
넥센은 뭘 해도 되는 집안의 분위기다. 지난 주중 KIA와의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한 후 주말 한화와의 3연전을 스윕했다. 이 6경기를 통해 완전히 상승세를 타게 된 넥센이었다.
먼저 10일 KIA전이 반전의 시작이었다. 주전포수 허도환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백업 박동원이 제 컨디션이 아닌 가운데, 넥센 염경엽 감독은 외국인 선수 로티노 카드를 꺼내들었다. "포수 경력이 있다지만 웬만해서는 포수를 시키지 않겠다"고 한 자신의 발언을 뒤집었다. 당시 경기 선발이 외국인 투수인 밴헤켄이었기 때문에 배티리 호흡에서 이점이 있다고 판단해 마련한 고육지책이었다. 이 경기에서 로티노가 포수로 완벽 데뷔를 하며 팀의 위닝시리즈를 이끌자 팀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외국인 타자가 선발 라인업에서 밀려, 포수로 뛰게 됐는데도 눈에 불을 켜고 경기에 임하니 동료들의 마음 속에 '이만큼 우리 팀이 강하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고졸 신인 하영민의 완벽 데뷔전은 상승 분위기에 정점을 찍는 장면이었다. 넥센은 4연승을 거둔 후 13일 한화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 고졸 신인투수 하영민을 선발로 내세우는 강수를 뒀다. 프로 데뷔전. 냉정히 말해 감독 입장에서는 '버리는 카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깜짝 호투를 해 이기면 정말 좋은 일이고, 져도 아쉬울게 없었다. 이미 목표로 한 승수를 쌓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돌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영민이 한화 타선을 압도하며 자신의 시즌 첫 승을 거뒀고, 팀의 5연승을 이끌었다.
마무리 손승락의 부활도 힘이 됐다. 개막 후 2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불안감을 노출했던 손승락이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KIA와의 3연전, 한화와의 3연전 중 각각 2경기에서 세이브를 챙겼다. 또 LG와의 15, 16일 경기에 모두 등판해 세이브를 올렸다. 마무리 투수가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자 팀 전체에 힘이 붙는 모습이다.
넥센은 17일 LG와 3연전의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선발 대결에서부터 넥센이 우세하다고 봐야 한다. 넥센 나이트, LG 신인 임지섭의 대결이다. 염 감독은 16일 경기를 앞두고 "내일 경기에는 1번부터 9번까지 모두 우타자를 내겠다"는 파격적인 발언을 했다. 서건창 문우람 이성열 등 주축 좌타자들을 모두 빼고 우타자들을 투입해 신인 투수를 압박하겠다는 계산이다. 과연 이 카드까지 통할까. 이 경기에서 넥센이 승리를 거두며 2연속 3연전 스윕을 하며 8연승을 달리게 된다면 넥센의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